[앵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회삿돈을 빼돌린 주범으로 지목했죠.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송환이 계속 늦춰지고 있습니다. 김 전 고문이 소송 자작극까지 벌이면서 송환을 피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민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계열사 자금 횡령 재판에서 핵심 증인으로 떠오른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
1년 뒤의 주식 가격까지 족집게처럼 맞췄다는 소문으로 한때 무속인이라고 알려진 인물입니다.
[SK그룹 관계자 : 그분이 워낙 베일에 싸여 있어요. 원래 증권사에 있었고, 선물 쪽으로 잘하니까 그냥 '도사, 도사' 그러더라고요.]
SK 사건이 터진 이후 대만에 머물던 김씨는 지난 7월 현지 경찰에 체포되면서 베일에 가렸던 얼굴이 공개됐습니다.
SK 측은 최 회장이 김씨에게 속아서 횡령 혐의를 받게 됐다며 김씨의 송환을 기다려 왔습니다.
그런데 체포 두 달이 되도록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검찰은 김 씨를 빨리 송환하기 위해 대만 대표부를 통해 지문 검사 일정까지 잡아놨지만 생각지 못한 상황이 또 일어났습니다.
대만 현지인이 빌려준 돈 2억 원을 못받았다며 김씨를 고소했다는 겁니다.
대만에선 고소를 당하면 재판 때까지 6개월 정도 머무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송환을 피하기 위한 자작극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김씨는 중남미 국가에서 여권까지 발급받은 것으로 법무부는 파악했습니다.
우리나라와 대만이 외교를 단절해 범죄인 인도조약의 효력이 없는 점을 이용해 중남미로 가려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겁니다.
국내 법원은 김씨 송환 여부에 관계 없이 오는 27일 최태원 회장의 항소심 선고를
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