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으로 홍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세균 상임고문과 한명숙 전 대표,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지원 후보가 30일 오찬 회동을 한 사실이 확인돼 주목된다.
최근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으로 당 안팎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3자 회동이 이뤄져 이들의 만남을 계기로 당내 권력지형이 재편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정 고문과 한 전 대표, 박 후보는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회동했다.
이들이 어떤 논의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역할분담론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회동에 정 고문이 참석했다는 사실이 주목되고 있다.
당내 대권주자인 정 고문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전병헌 후보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고문은 특히 역할분담론이 불거졌을 때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당내에 정 고문의 세력이 20∼30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정 고문의 스탠스에 따라 원내대표 경선의 구도가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정 고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날 모임에 대해)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역할분담론으로 인한 후폭풍은 이날도 이어졌다.
초선당선자들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원내대표 선거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문성근 대표 대행 뿐 아니라 원내대표에 출마한 유인태 이낙연 전병헌 박지원 후보 등도 참석했다.
유인태 전병헌 이낙연 후보는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은 야합"이라며 공격했고, 박 후보는 원내대표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맞섰다.
유인태 후보는 "이 전 총리와 박 후보가 손을 잡으면 국민이 박수쳐 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착각이고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단결을 가져오기는커녕 더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전병헌 후보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변화와 쇄신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인가, 과거로 후퇴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거가 됐다"며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오만한 발상으로는 국민의 뜻을 담을 수 없다"고 가세했다.
이낙연 후보는 "우리가 합의하면 될 것이라는 패권주의적 발상으로 당내 역동성이 사그라들 위험에 처했다"며 "특히 (재야원로의 모임인) 원탁회의로부터 (역할분담론을) 제안을 받았다고 거짓말을 해서 도덕성도 잃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박지원 후보는 "대권후보로 거론된 분에게 누가 됐다면 제 부덕의 소치다. 원탁회의 원로들에게도 사과드린다"면서도 "새누리당과 무슨 일을 도모했다면 담합이지만, 정권교체를 위해서 뭉쳤다고 하면 좋은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