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천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4학년 학생이 화물차에 치여 숨진 이후 근처에 화물차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걸 경찰이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화물차 진입 금지 구역'으로 지정된 인천의 또 다른 '어린이보호구역'에서 100m 거리에 '화물차 주차장'을 만들기로 한 겁니다.
조소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화물차 진입 금지 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인천 미송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입니다.
금지 현수막이 걸려있지만, 대형 화물차가 그대로 달려갑니다.
주민들이 수시로 신고하지만 그때뿐입니다.
[김모 씨/인천 미송초 학부모 : CCTV 같은 거를 양방향으로 다 달아달라고 하는데 그런 것들도 예산 부족이라든가 교통 흐름에 방해된다고 설치를 안 해주고…]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인천시는 미송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화물차 500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을 짓기로 했습니다.
앞서 사고가 발생한 초등학교 인근 주차장의 30배 규모입니다.
스쿨존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100m 떨어진 이곳에 대형 화물차 주차장이 들어섭니다.
주민들은 지금보다 더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왕현하/인천 미송초 학부모 : 화물차가 많은 이 구간에 화물주차장이 생긴다면 우리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될 부분이기 때문에…]
인천시는 이곳이 여객터미널과 마주 보고 있어 최적의 장소라는 입장입니다.
[김영철/인근 OO아파트 입주자 대표 : 당장 땅만 팔아서 아파트만 지어 놓고 주민들의 안전은 나몰라라 하는 인천시의 행정이 개탄스럽습니다.]
대형 차와 일반 차, 보행자를 분리시키는 기본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은 셈입니다.
[유정훈/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 화물차고지 같은 경우는 위험하기도 하고 도심 통행에 큰 지장을 주기 때문에 외곽으로 이전하는 사업을 하거든요. 인천시가 약간 (안전에) 소홀하지 않았나…]
인천시는 CCTV를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