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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안전성 우려 속 백신 개발…'반푸틴' 국면 전환 의도?|아침& 세계

입력 2020-08-14 09:51 수정 2020-08-1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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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구촌 곳곳의 소식을 전문가의 깊이 있는 분석과 함께 전해 드리는 아침& 세계시간입니다. 지난 1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러시아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등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공식 등록된 코로나19 백신이 등장하면서 주변 나라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제 딸 중 한 명이 코로나 백신을 접종했습니다. 지금은 매우 건강하고 항체 수치도 높은 상태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딸도 공식 등록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며 안전성을 강조했습니다. 러시아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백신 대량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1인 접종 분량을 10달러 우리 돈으로 치면 만 2천 원 가량에 외국으로 수출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친 러시아 성향 국가들의 환영이 이어졌습니다.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 정부는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 시험과 생산에 참여하겠다는 양해 각서를 체결했습니다. 필리핀은 오는 10월부터 임상 시험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도 직접 접종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들어보시죠.

[로드리고 두테르테/필리핀 대통령 : 나는 러시아가 생산한 백신이 인류에게 정말 좋다고 믿습니다. 필리핀과 러시아는 영원히 친구로 남을 것을 약속합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안전성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백신 개발에 필수적인 3차 임상 시험도 거치지 않은 채 서둘러 승인부터 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세계 보건기구 WHO는 러시아 백신의 사전 자격 인정 절차를 논의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충분한 정보가 없다며 안전성을 엄격하게 살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브루스 에일워드/WHO 사무총장 선임고문 : 현재로서는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판단을 내릴 만한 충분한 정보가 없습니다.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해 러시아와 논의하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내놓은 배경에 미국에 대한 경쟁 의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이신욱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러시아 당국은 코로나19 백신에 스푸트니크V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건 구소련이 세계 최초로 쏘아올린 인공위성의 이름이잖아요. 그 이름 그대로 가져다 썼는데 이름에서부터 러시아의 특정 의도가 담겨 있다, 이런 해석들이 나오고 있어요?

    스푸트니크V라는 이름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원래 스푸트니크는 1957년 10월 4일 소련이 최초로 발사한 인공위성입니다. 냉전기 미국과 소련은 상호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땅과 바다에서 철의 장막을 사이에 두고 상호 대치하고 있었고 서쪽에서는 베를린에서부터 중동 아프리카, 동쪽에는 서울에 이르기까지 상호 불신과 대립의 국제관계를 형성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균형이 소련이 우주 개발을 시작하면서 깨지게 되었죠. 당시 소련의 국민들의 긍지는 하늘을 찌를 듯했습니다. 최초 우주선 스푸트니크, 최초의 우주인 가가린으로 미국을 압도했다고 생각했죠. 당시 소련 서기장 흐루시초프는 미국을 20년 이내에 공산화해서 세계 공산을 실현할 것을 천명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소련을 앞섰다고 생각을 했지만 스푸트니크로 인해 그 환상이 깨져버렸죠. 이를 스푸트니크 쇼크라고 합니다. 우주 경쟁에서 미국은 소련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나사를 설립하고 케네디 대통령은 1961년 5월 의회에서 연설에서 10년 내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겠다는 그런 선언까지 하게 되죠. 냉전 이후 소련이 붕괴되고 러시아가 탄생했지만 러시아 국민들에게는 여전히 미국과 패권을 다퉜던 패권국 소련에 대한 향수가 많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사태에 최초의 백신 이름을 스푸트니크V로 명명하고 국내 정치의 게임 체인저로 활용하면서 지난 헌법 개정의 후폭풍을 해소하고 다가오는 대선에서 미국과 경쟁하는 강한 러시아로의 재등장 이미지를 선점하려는 그런 푸틴 대통령의 시도가 있어 보입니다.

 
  • 러시아 국내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의 악화 그리고 개헌을 통한 장기집권에 항의하는 이른바 반푸틴운동이 현재 확산되고 있잖아요. 코로나19 백신개발에 속도를 높이는 배경에 내부적인 국면 전환 의도도 있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푸틴 대통령은 코로나 백신 스푸트니크V를 국면전환용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6월 개헌으로 5선 도전에 가능해진 푸틴에 대한 국내 반발이 점점 조직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기존 수도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반푸틴운동이 벌어졌는데 러시아 극동에서는 지난 7월 시작된 세르게이 푸르갈 전 하바롭스크 주지사 체포에 항의하는 수만 명의 시위가 지금도 5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도 문제인데요. 세계적으로 현재 코로나 확진자가 2000만 명, 사망자가 70만 명이 넘어서고 있고 지금 러시아에서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90만 명이 감염되고 최근 우리나라 부산에도 러시아 선원 감염자들이 문제가 되고 있어 그 정도로 러시아 국내에는 코로나가 광범위하게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푸틴 대통령에게는 2000년 집권 이후 처음 있는 국내 정치 위기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 제재로 인해 러시아 경제 위기가 심화됐지만 국내에서는 푸틴을 중심으로 위기 극복을 위한 세 결집으로 푸틴 권력이 더욱더 강해졌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데요. 러시아 국내 코로나가 전방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어 이를 수습하지 못하는 푸틴 정부의 무능이 한눈에 보여주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푸틴 대통령은 사랑하는 딸이 스푸트니크V 백신 임상실험에 참여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도자로서 국민의 건강을 염려하는 보스, 어버이 같은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보이고 코로나 사태로 인해 벌어지고 있는 경제 침체, 감염 위험에 대한 불만을 한 번에 해소시키려는 그런 시도로 스푸트니크V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러시아와 친한 국가들은 환영을 하고 있지만 서방국가들은 불신을 쏟아내면서 정반대의 반응을 현재 보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이 신냉전구도를 강화시키는 정치적 도구가 되지 않겠느냐 이런 우려도 하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러시아가 야심차게 내놓은 백신 스푸트니크V에 대해서 서방국가들은 임상실험 1단계밖에 거치지 않아서 효능이 우려스럽다는 입장이고 국민의 안전보다는 국가의 위신을 택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입지가 흔들리는 제3세계 지도자들은 내부적으로 푸틴 대통령과 입장이 비슷해 보이는데요.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은 직접 TV에 출연해서 러시아를 믿는다. 본인이 직접 먼저 백신을 맞겠다는 입장이고 앞서 언급하셨듯이 브라질 파라나주 정부는 11일 러시아 백신을 브라질에서 생산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구소련 국가들과 제3세계 국가들 중심으로 러시아 백신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가 구소련이 구축해 놓은 우호국인 중남미, 아프리카, 동유럽 등 국가들과의 관계회복을 위해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이고 국민의 안전보다는 권력을 택한 많은 제3세계 지도자들이 이에 동조할 우려가 크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러시아로서는 코로나19 사태가 과거 소련에 영향력을 회복하는 거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어느 정도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리더로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푸틴 대통령이 세계 최초의 코로나19 백신 등록을 선언한 날 트럼프 대통령은 3단계 임상실험까지 완벽히 거친 미국의 코로나 백신이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의학계에서는 세계 각국이 코로나 백신 개발 속도전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생명과 직결되는 백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초라는 타이틀이 아니라 안전과 효과입니다. 지금까지 아침& 세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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