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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위에 검사들?…검찰의 '검사 비위 처리' 추적해보니

입력 2020-07-30 21:30 수정 2020-07-3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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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 청탁 들어준 검사는 정직 징계만…브로커는 징역형

[앵커]

뉴스룸은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삶이 바뀐 시민들의 이야기를 보도해왔습니다. 오늘(30일)은 검찰이 검사들의 비리는 어떻게 처리했는지 추적했습니다. 한 검사는 브로커에게 사건 청탁과 함께 향응을 받고도 검찰 수사를 피했습니다.

먼저, 오선민 기자입니다.

[오선민 기자]

지난 2017년 A검사는 대검찰청의 감찰을 받고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사건 브로커 B씨에게 자신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청탁과 함께 골프 1회, 식사 3회, 술 4회 등 300만 원 상당의 향응을 받았다는 등의 이유에서입니다.

동료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과 관련해 B씨에게 특정 변호사를 선임하라고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B씨는 A검사를 거론하며 사건을 거래해 의뢰인 3명에게 8천900만 원을 받아 챙겼고,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B씨가 A검사에게 실제로 청탁을 한 정황을 인정했습니다.

식사와 술자리를 하며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기까지 했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의 수사업무의 공정성과 적정성, 불가매수성에 대한 국민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A검사는 검찰 수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대검찰청은 "A검사가 B씨의 청탁 취지와는 달리 청탁 대상자를 피의자로 입건해 기소했던 점 등을 종합해 A검사를 입건하지 않았다"고 답변했습니다.

현재 A검사는 수도권 한 검찰청의 검사로 재직 중입니다.

A검사는 "형사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거 같다"며 "검찰 조직이 누구를 봐주는 건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자세히 묻기 위해 A검사를 찾아갔지만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취재진이 조언을 구한 법조인들은 금전이 아닌 향응도 뇌물에 해당될 수 있고, 청탁을 들어줬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직무와 관련한 청탁으로 향응을 받았을 경우 뇌물죄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A검사에게 법적인 문제가 있는지를 따져볼 관문을 검찰은 막아버렸습니다.

■ '후배 검사 성추행'…법원은 "강제추행", 검찰은 기소도 안 해

[앵커]

이번엔 성추행을 저지른 검사들입니다. 한 부장검사는 후배 검사를 따로 불러내 추행했다가 징계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형사 처벌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징계가 부당하다고 소송까지 냈는데 법원은 '강제 추행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서 이도성 기자입니다.

[이도성 기자]

서울의 한 검찰청 부장검사였던 B씨는 지난 2017년 면직 처분을 받았습니다.

후배 여검사를 따로 불러내 저녁 식사를 하고 차 안에서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여성 검사와 실무관에게는 사적인 만남을 제안하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B씨는 징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오히려 B씨가 '적극적으로 강제추행 행위까지 나아갔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상황과 피해자 감정 등을 고려하면 형사상 강제추행으로도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B씨는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이 재판은 '징계가 정당한지' 여부만 따지는 소송이었기 때문입니다.

검찰이 별도로 기소를 해야 하지만, 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의 판단과는 반대로 강제추행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검찰은 징계로 끝냈습니다.

B씨는 합의를 요청하러 피해자가 있는 사무실에 밤 늦게 찾아왔고, 놀란 피해자가 급히 피신한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현재 한 법무법인에서 대표변호사로 일하는 B씨는 당시 상황에 대한 언급을 피했습니다.

[B씨/검사 출신 변호사 : 왜 취재를 하는 거죠? 드릴 말씀 없습니다.]

취재진은 사무실을 찾아 면담을 요청하고 문자메시지로 연락도 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2018년에는 경남 지역 검찰청의 검사 C씨가 감봉 1년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두 차례 회식에서 후배 여검사의 손을 잡고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언행을 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C씨 역시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형사 처벌을 할 정도의 상황이 아니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검찰을 떠나 변호사 사무실을 낸 C씨는 JTBC 취재진에게 "할 말 없다"고 밝혔습니다.

■ 검사 비위에 검찰은 왜 소극적인가

[앵커]

법조팀의 이지혜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사건들을 다시 살펴보죠. 첫 번째에 나온 검사는 사건 청탁과 함께 향응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왜 검찰은 수사를 안 한 겁니까?

[이지혜 기자]

당시 감찰 담당자는 직무관련성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검찰청은 청탁이 결과적으로는 성사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답을 보내왔습니다.

[앵커]

그 청탁이란 게 본인이 하던 사건과 관련이 있었던 거 아닙니까?

[이지혜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석연치 않은 거죠.

이 브로커는 '변호사법 위반'으로 실형을 받았습니다.

저희가 재판 내용도 취재했는데, 법원은 브로커가 실제로 검사에게 청탁한 사실관계를 인정했습니다.

"수사기관의 공정성을 해할 사안"이라고 판시까지 했습니다.

검찰에선 향응은 금전이 아니라 뇌물이 아니라고도 주장하지만, 여러 판사에게 문의해 보니 "공무원이 받은 향응은 당연히 뇌물에 해당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럼에도 검찰이 감찰만 하고 수사를 안 했기 때문에 법정에서 뇌물이냐 아니냐를 따져볼 기회조차 없었던 겁니다.

[앵커]

두 번째 검사를 보죠. 성추행으로 징계를 받은 검사는 법원이 '강제추행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잖아요. 그런데 검찰은 재판에 넘기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왜 그런 겁니까?

[이지혜 기자]

저희가 보도한 사건들은 2016년과 2017년에 벌어진 일들인데요.

2013년 형법이 바뀌어 친고죄가 폐지됐습니다.

감찰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면,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았어도 수사가 가능했습니다.

그럼에도 가벼운 징계로 끝났고, 이 검사들은 현재 변호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다 보니 검찰이 제 식구는 봐주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듣는 것이고 그런 비판을 검찰도 알고 있잖아요. 왜 이렇게 반복되는지 취재를 해봤습니까?

[이지혜 기자]

물론, 검찰이 검사의 잘못을 다 덮어줬다, 이렇게 말하긴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법조계에선 검사들이 서로 보호해주고 도와준다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원인은 크게 2가지입니다.

우선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3명과 변호사 2명에게 물은 결과, 하나같이 '검사동일체 원칙'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검찰총장을 필두로 한몸처럼 움직여야 한다는 조직 논리인데, 법이 바뀌어 없어졌지만 문화는 남아있다는 겁니다.

또 하나는 독점 때문입니다.

수사를 안 해도, 기소를 안 해도 이걸 따져 물을 기능이 그동안 없었습니다.

조만간 정부 수사권 조정안이 시행되면 이런 권한은 어느 정도 분산될 걸로 보입니다.

[앵커]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만약에 검사가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었으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하실 것 같습니다.

[이지혜 기자]

저희가 검찰개혁 시리즈를 보도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평범한 시민에게는 가혹하고, 법을 다루는 사람들에겐 관대한 '법 집행'은 막아야 한다는 겁니다.

독일 등에선 법조인들의 위법 행위를 더 강하게 처벌하는 법이 있습니다.

우리도 참고해볼 만합니다.

저희가 지난 10년 치 '검사 징계 현황'을 전수조사했습니다.

오늘 몇 가지 사례로 설명을 드렸습니다.

내일 전체 통계와 또 다른 사례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지혜 기자였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성혜·강아람·배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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