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영결식이 오늘(13일) 엄수됐습니다. 서울시청에서의 온라인 영결식 이후에 화장된 박원순 시장의 유해는 유언대로 경남 창녕 선산에 묻혔습니다. 오늘 영결식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40년 지기 친구 박원순은 참으로 열정적인 사람이었다"고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한쪽에선 성추행 의혹 고소 사건의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에서 관련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기자]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 그 열정만큼이나 순수하고 부끄러움이 많았던 사람이기에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픕니다. 이제 남은 일은 뒷사람들한테 맡기고 편히 영면하시기 바랍니다. 나의 오랜 친구 박원순 시장님. 한평생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8년 8개월간 서울시장으로 일해 왔던 박원순 시장이 오늘 마지막으로 시청에 출근했습니다. 서울시청에서 가진 영결식에는 그의 가족과 서울시 관계자들 그리고 민주당 의원들, 시민사회 대표자들이 참석했습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의 사회로 진행됐는데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영결식은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됐습니다. 박원순 시장을 추모하는 영상이 상영되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영결식 :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서울시 가족 여러분. 언제나 그랬듯 저의 답은 시민입니다. 여러분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조문을 둘러 싼 논란을 의식한 듯 "지금은 애도의 시간"임을 강조했습니다.
[백낙청/서울대 명예교수 : 지금은 애도의 시간입니다. 애도가 성찰을 배제하지는 않습니다만 성찰은 무엇보다 자기 성찰로 시작됩니다. 박원순이라는 타인에 대한 종합적 탐구나 공인으로서의 행적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애도가 끝난 뒤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며 마땅히 그렇게 할 것입니다.]
영결식을 마친 후 운구차는 서울추모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마친 후 박원순 시장의 유해는 본인의 유언대로 경남 창녕 선산의 부모님 산소 옆에 묻히게 됐습니다. 많은 추모객들이 지난 주말 서울대병원 빈소와 서울시청 앞 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는데요. 시청 앞 분향소에만 어제까지 2만여 명의 추모객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온라인상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오늘 낮 기준 107만 명이 온라인 헌화를 했습니다. 주요 인사들 상당수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정치권에선 국무총리와 장관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그리고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 시도지사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문희상 전 국회의장,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이 잇따라 빈소를 찾았습니다.
[조희연/서울시교육감 (지난 11일) : 40년 동안 오랜 친구였고 또 존경하는 동지를 떠나보내는 이별의 아픔이 있는 거 같아요. 박원순 변호사는 어쨌든 서울시장 이전에 시민운동가였고 시민운동의 시대를 열어왔던 정말 시대의 상징이었습니다.]
종교계에서도 염수정 추기경과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등이 빈소를 찾았고 해리스 미국대사, 싱하이밍 중국대사 등 각국 대사들 그리고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손경식 경총 회장 등도 조문을 했습니다. 보수 야권에선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박원순 시장과 맞붙었던 정몽준 전 의원 그리고 권영진 대구시장 등이 빈소를 찾았습니다.
[권영진/대구시장 (지난 11일) : 정말 깜짝 놀랐고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제 이 생에서 무거운 짐 다 내려놓으시고 영면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보수야권에선 방금 언급한 인사들 외에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윤재옥 통합당 의원, 정양석 전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습니다. 통합당 지도부는 빈소를 찾지 않았습니다. 한 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하기도 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역시 조문을 하지 않았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한 개인의 죽음은 정말 안타깝지만 그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대통령을 비롯해 이 정권하에서 권력의 핵심부나 언저리에서 행세 꽤나 한다는 사람들의 깊은 성찰이 필요합니다. 저도 많이 생각하고 성찰하겠습니다.]
박원순 시장 관련 성추행 의혹 고소 건을 둘러싸고 조문 논란부터 2차 가해 논란까지 각종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통합당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관련 입장이 나왔습니다.
[주호영/미래통합당 원내대표 : 박원순 시장의 장례와 관련해서 우려스러운 점은 피해자에 관해서 제2차 가해의 움직임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 점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고 힘없는 피해자의 고뇌, 아픔을 우리 국민들이 함께 보듬어주고 지켜줘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해영/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한편 피해 호소인에 대한 비난이나 2차 가해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수도인 서울이 전혀 예상치 못하게 권한대행 체제로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당의 일원으로서 서울시민과 국민 여러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박원순 시장 고소인 측의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고소인은 한국성폭력상담소가 대독한 글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밝혔습니다.
[김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습니다. 힘들다고 울부짖고 싶었습니다. 용서하고 싶었습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놓았습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박원순 시장의 '마지막 출근길'…고소인 측 "2차 가해 추가 고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