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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수익 봤다" 증권방송…알고 보니 '조작된 후기·댓글'

입력 2019-12-21 20:47 수정 2019-12-2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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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몇백 퍼센트의 수익을 낼 수 있다', '투자해서 집 한 채를 샀다', 인터넷 증권방송 보면 이런 이야기 많이 나옵니다. 최근 한 유사투자자문 업체의 임직원 50여 명이 한꺼번에 사기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는데요. 수익률을 부풀린 데다, 방송에 달린 댓글까지 조작한 혐의입니다. 이걸 보고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한 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최수연 기자입니다.

[기자]

[증권방송 전문가 A : 이 종목 500% 나올 거야. 생각지도 못한 수익률 낼 거니까 걱정 마세요]

[증권방송 전문가 B : 900만원에서 5천만원까지 만들었는데, 쉽게 쉽게 가자고요.]

[증권방송 전문가 C : 이분 수익 많이 벌어서 기분 좋으세요. 수익 85%입니다.]

국내 한 유사투자자문 업체에 소속된 전문가들이 하는 온라인 증권 방송입니다.

이 업체는 10여 곳의 증권방송 사이트를 통해 투자 상품을 조언하고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건 큰 수익을 봤다는 후기, 이른바 '감사 후기'입니다.

[피해자 : 집 한 채 샀다. 외제차 3개월 만에 바꿨다. 3천, 5천 수익 봤다. 이런 글로 도배.]

회원들이 본인 수익을 직접 캡처해 올리기도 합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런 후기 상당수가 허위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 직원A : 저희가 그림판으로 통해서 수익률하고 수익금을 조작을 해요. 그리고서 조작한 사진을 감사 후기를 할 때 쓴다든가.]

직원들은 수십 개의 유령 ID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전 직원 B : 앞으로 활동할 가상의 인물 캐릭터를 만들어보래요. 콘셉트 잡아서 실제 회원인 것처럼, 직원 한 명이 한 10개 ID로 들어가요. 리얼하게 모집하려는 거죠.]

경찰(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은 지난달 이 업체 대표 이모 씨를 비롯해 임직원 51명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조직적으로 증권방송 채팅과 감사 후기를 조작했다는 겁니다.

피해자만 300명이 넘습니다.

[피해자 : 큰 돈을 투자한 나도 잘못 있구나 자책했는데 알고 보니까 가입 순간부터 모든 게 사기였던 거예요.손실 볼 수밖에 없는 구조.]

피해자 A씨는 지난 7월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어머니 : (오빠) 결혼 며칠 남겨두고 그랬어요. 토요일 날 결혼인데 화요일 날 갔으니까…]

A씨가 컴퓨터 바탕화면에 남긴 유서에는 해당 업체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엄마에게 미안하다며 그동안의 손해는 자신의 목숨값으로 해달라고 남겼습니다.

[어머니 : 그날도 '엄마 나 40만원 벌었어' 말해, 손해 봤다고 말 안 해요 엄마 속상할까봐. 지는 얼마나 스트레스받았겠어요.]

해당 업체는 지금도 투자자를 모으고 있습니다.

[저희는 금융감독원에도 등록이 되어 있는 업체고]

실제 유사투자자문사는 금융감독원에 신고만 하면 영업을 할 수 있습니다.

올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관련 피해구제 건수는 2천 건이 넘습니다

[김용민/법무법인 가로수 변호사 : (유사투자자문업체가) 위법한 영업 행위를 하더라도 관리 감독이 안 되고 감시가 안 되기 때문에 서민들의 피해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죠.]

금융감독원은 부적격 유사투자자문업체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 /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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