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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중국 요원 아닌데…" 트위터, 영국 대학생 계정 차단 논란

입력 2019-08-2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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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중국 요원 아닌데…" 트위터, 영국 대학생 계정 차단 논란

트위터가 홍콩 시위에 관한 중국의 허위 정보 선전전 연루 계정의 활동을 중단시키면서, 이와 무관한 것으로 보이는 영국 대학생의 계정도 함께 차단했다고 BBC가 21일(현지시간) 전했다.

크로아티아 출신으로 킹스칼리지 런던에서 인공지능 등을 연구하는 루카 이베지치(24)의 트위터 계정은 전날 중국 정부가 외부에서 운영하는 936개 계정 리스트에 포함됐다.

트위터 본사는 중국이 이런 계정을 동원해 홍콩에서 정치 불화를 조장하고, 시위 자체를 깎아내리는 등 허위 선전을 하고 있다며 리스트에 오른 계정의 활동을 중단시켰다.

루카는 최근 논문을 끝냈는데 그의 논문 주제는 공교롭게도 '인공지능과 허위정보 유포'였다.

트위터가 공개한 문건에서 루카의 트윗 4개를 표시해 놓았는데 홍콩 시위와 관련이 없는 인공지능, 비트코인 등을 주제로 한 것들이었고 BBC는 전했다.

루카는 이 게시물들이 자신이 직접 올린 것들이라면서 "이런 일이 내게 생긴 게 역설적이다"라고 말했다.

트위터 측은 BBC에 "추가 조사에서 (이 계정이) 어제 폐쇄된 허위정보 유포 네트워크에 연루돼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이버보안 쪽 일을 하는 루카의 아버지는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트위터 사의 조치에 불만을 나타냈다.

루카가 올린 글 중에는 화웨이 장비 사용이 서방 국가들의 안보에 미치는 영향 등 중국이 거론 자체를 꺼리는 주제들도 포함돼 있었다.

트위터 측은 BBC 보도가 나간 뒤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루카의 계정을 리스트에서 삭제하겠다면서도, 중국 정부의 선전활동에 동원된 계정이라는 분류는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루카의 아버지는 아들이 사이버·개인정보 분야에서 취업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고용주들이 광범위한 조사를 하고 결국 이번 사안이 아들의 커리어를 손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초기 계정 활동을 돕는 소셜미디어 프리랜서를 알고 있는데, 아들의 계정에 연결된 이 프리랜서가 팔로워와 봇 계정을 사들인 게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트위터 약관은 돈을 주고 팔로워를 사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루카와 그의 아버지는 팔로워 수를 늘리려 했던 것은 후회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흘러들어온 계정 중 중국 정부가 통제하는 계정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트위터 측은 이런 가능성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호주 싱크탱크인 국제사이버정책센터의 엘리스 토마스는 트위터의 분류가 그리 정밀하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홍콩 시위에 영향을 미치려는 중국이 많은 트위터 계정에 접근하려고 네트워크를 사들이는 과정에 루카의 계정이 포함됐을 수 있다고 가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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