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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 구상…다시 움직이는 남·북·미

입력 2019-06-13 18:26 수정 2019-06-13 22:16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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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조금 전에 간단히 이야기했던 대로요.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년을 기점으로 해서 남북·미 세 정상이 대화 재개를 희망하는 목소리를 동시에 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기 전에 4차 남북정상회담을 갖자고 공식 제안했고요. 북한은 고 이희호 여사 조의문을 김여정 부부장을 통해 보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어제(12일) 김 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했고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신 반장 발제에서 외교안보 속보 내용을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2000년 우리나라 최초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민주화와 인권신장, 특히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동아시아 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그해 겨울에 노르웨이 오슬로를 직접 방문해서 상을 받고 또 연설도 했습니다.

[김대중/전 대통령 (2000년 노벨 평화상 수상 연설/화면출처 : 김대중 평화센터) :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과 신사 숙녀 여러분. 저에게 오늘 내려주신 영예에 대해서 다시없는 영광으로 생각하고
감사를 드려마지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 수많은 동지들과 국민들을 생각할 때 오늘의 영광은 그분들에게 바쳐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오슬로는 매년 노벨평화상을 발표하고 시상하는 평화의 도시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최초로 평화협정을 맺은 곳도 바로 이곳입니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북유럽 순방 두 번째 나라로 노르웨이를 방문 중인데요. 전 세계에 한반도 평화 구상을 소개하기에 가장 적격인 곳입니다. 우리시간 어제 저녁 2017년 독일 베를린 구상을 잇는 오슬로 구상을 발표했습니다.

[오슬로 포럼 연설 (현지시간 지난 12일) : 첫째, 일상을 바꾸는 적극적 평화입니다.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분단이 국민의 삶과 민주주의, 심지어 국민의 사고까지 제약해 왔습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평화가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때, 국민들은 적극적으로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네 번째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나타냈습니다. 자신은 언제든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며, 결정은 김정은 위원장의 선택에 달렸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인 회담 희망 시기도 처음으로 거론했습니다.

[오슬로 포럼 연설 (현지시간 지난 12일) :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말에 방한하게 되어 있는데, 가능하다면 그 이전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역시 김정은 위원장의 선택에 달렸다,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북·미 대화의 모멘텀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름답고, 따뜻하다"고 묘사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도 이미 전달되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했고요. 또 미국으로부터는 대체적인 내용까지도 전달받았다고 했습니다. 다만 북·미 두 정상이 조속히 만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오슬로 포럼 연설 (현지시간 지난 12일) : 그 친서에서 상대에 대한 신뢰와 또 변함없는 어떤 그 대화의 의지, 이런 것들이 표명되고 있기 때문에 대화의 모멘텀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우선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보다 이렇게 조기에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화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면 이 대화의 열정이 식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2차 하노이 회담은 지난 2월 말에 있었습니다. 벌써 100일이 넘게 교착국면이 이어진 터라 사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의 편지가 올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듯 보입니다. 정말 "멋진 편지를 받았다"면서 재차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12일) : 김 위원장은 나에게 매우 멋진 친서를 썼습니다. 예상하지 못했죠. 언젠간 여러분도 친서의 내용을 알게 될 것입니다. 언젠간 읽어볼 수도 있겠죠. 100년 후, 어쩌면 2주 후.
누가 알겠습니까? 어쨌든 매우 멋진 친서였습니다. 굉장히 따뜻하고 좋은 친서였습니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날 회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표현은 "서두르지 않겠다"였는데요.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서두르지 않아요. 제재는 유지되고 있습니다.]

네. 노 러쉬. 서두르지 않는다.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 한 번 더 강조합니다.

[한번 지켜봅시다. 서두르지 않아요. 서두르지 않아요.]

한번 지켜보자. 서두르지 않는다 곱하기 2번. 즉 북한과의 좋은 관계를 부각하면서도 기존의 속도조절론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입니다. 역시나 관건은 비핵화 빅딜과 단계적 해법 사이 북·미 간 이견차를 좁혀나가는 것인데요. 미 국무부는 "북한과 따뜻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북한과 실무 차원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고, 그럴 의지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뉴욕에서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과의 비공개 회동을 가졌습니다.

남북 대화에서는 고 이희호 여사가 생전과도 같이 마지막 가교 역할을 해줬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을 동생 김여정 부부장 편에 전달한 것이 경색된 남북 분위기를 풀어줄 전환점이 될 수 있는데요. 조의문에는 "이 여사의 헌신과 노력은 자주통일과 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남북관계 흐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됐다. 온 겨레가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라는 글귀가 담겼습니다.

[윤도한/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어제) :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께서 '이희호 여사님에 대해서는 각별한 감정을 가지고 김여정 제1부부장이 남측의 책임 있는 인사에게 직접 조의를 전달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습니다.]

비록 조문단 파견 대신 조의문을 전달하는 것으로 끝났지만, 그 메신저로 김여정 제1부부장이 등장했다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입니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김 위원장이 자신의 혈육을 보내면서 최고의 예우를 갖추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인 것이죠. 어제 판문점에 직접 나갔던 박지원 의원,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박지원/민주평화당 의원 (JTBC '뉴스룸'/ 어제) : 제가 아쉽다고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얘기를 했습니다. 유족 측은 물론, 우리 장례위원회에서도 조문단 파견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조의문과 조화로 대신한 것에 대해서 굉장히 아쉽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면 지금 상황에서는 이 정도까지다, 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죠, 북쪽에서는?) 처음 시작이기 때문에 최소한 김여정 부부장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만나서 15분간 대화를 나눈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저는 큰 진전이라고 평가를 합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는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싱가포르 1주년 기점으로 다시 움직이는 남·북·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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