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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죽은 반려견…알고보니 '무허가 줄기세포 약' 처방

입력 2019-04-28 20:36 수정 2019-04-2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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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정부가 관련 규제를 풀면서 동물병원에서 보다 쉽게 줄기세포 치료를 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반려동물을 상대로 검증도 안 된 무허가 줄기세포 치료제가 유통이 되고, 심지어 이 약을 먹고 죽는 일까지 일어났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약이 난치성 질환까지 고칠 수 있는 '만병통치약'처럼 홍보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해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월, 9년을 함께한 반려견 '꼬순이'가 시한부 3개월 선고를 받았습니다.

폐에서 암세포가 발견된 겁니다.

견주 이민우 씨는 이날 수의사가 건넨 줄기세포 치료제에 희망을 걸었습니다.

약품 홍보물에는 '암세포가 80% 사멸됐다'는 문구가 있습니다.

동물병원 임상 결과, 폐암 말기인 몰티즈가 '복용 후 3일 만에 호흡이 안정됐다'고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꼬순이의 죽음은 더 빨리 찾아왔습니다.

[이민우/견주 (경기 고양시) : 좋은 추억을 보내고 보내줬으면 좋았을 텐데. 갑작스럽게 힘들어져가지고. 호흡이 거칠어져서 잠도 못 잔 상황이었고.]

당시 수의사는 제조일자, 성분 등 정보가 적혀있지 않은 약품을 처방전도 없이 줬습니다.

더 알아보니 해당 줄기세포 치료제는 무허가 약품이었고, 제조 허가를 받지 않은 업체가 만들었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 : 임상계획서를 저희가 받은 적도 없고. 동물의약품 제조업체로 등록된 곳도 아니고.]

수의사는 취재진에게 무허가 약품인 건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른 반려동물에는 효과를 봤고, 부작용도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모 씨/일산 A동물병원 수의사 : 부작용이 아직까지 그렇게 크게 나타나는 게 없기 때문에. 먹는 건 더 부작용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무허가 줄기세포 치료제를 반려동물에 투약한 병원은 이곳만이 아닙니다.

[우모 씨/서울 B동물병원 수의사 : 20마리 했을 때 어떤 애들은 효과가 드라마틱 하게 있었고. 어떤 애들은 (투약) 했는데도 효과가 없었고.]

협력 병원만 전국적으로 26개에 달하는 해당 제조업체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홍보를 하고 있는 상황.

[공모 씨/D줄기세포업체 대표 : 프로모션, 공짜로 많이 해드렸어요. 한 50건? 50케이스? 필요하신 분들 카페에서 (모아서) 해드렸어요.]

제조업체 측은 관련 법을 잘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업체를 직접 조사한 고양시청은 경찰에 수사의뢰를 했고, 동물병원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검역본부도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관리 대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D줄기세포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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