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뒤덮인 4월의 겨울 풍경을 뒤로하고 서울로 달려가면, 200km 정도에 불과한 거리지만 전혀 다른 계절이 펼쳐집니다.
봄비로 촉촉하게 젖은 땅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 봄의 한 가운데 있는 모습입니다.
남부지역은 초속 20m 안팎의 태풍같은 바람과 함께 장대비가 쏟아졌습니다.
늦여름이나 초가을에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만 하루 남짓, 한반도에는 사계절 날씨가 동시에 펼쳐졌습니다.
지난 달 때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것을 생각하면 올해 또 어떤 기상 이변이 생길지 짐작하기도 힘듭니다.
따뜻해진 북극, 지구 온난화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북극의 한기를 가두던 제트기류가 한반도까지 축 늘어졌고 찬 고기압이 한반도를 덮었습니다.
이달 초까지 꽃샘추위가 계속된 이유입니다.
그런데 어제(9일)부터 남서쪽에서 습기를 가득 품은 따뜻한 저기압이 흘러들어왔습니다.
우리나라 상공에서 두 세력이 강하게 충돌하면서 눈도 많이 오고, 비바람이 강했습니다.
우리 모르게 조금씩 변해가는 한반도의 기후가 계절마저 뒤죽박죽 뒤섞어 버렸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