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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서 한라까지 말라죽는 고산 침엽수…"10년 후 절멸"

입력 2019-04-04 21:32 수정 2019-04-05 19:13

온난화에 '수분 스트레스' 심각…2년간 전국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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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에 '수분 스트레스' 심각…2년간 전국 실태조사


[앵커]

산불이 아니라도 또 다른 걱정거리가 있습니다. 해발 1200~1900m 사이에서 자라는 침엽수를 고산 침엽수라고 하지요. 보시는 것처럼 남쪽의 구상나무에서 북쪽의 분비나무까지 위도에 따라서 서로 다른 종류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특산 고산수종이자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입니다. 그런데 이 고산 침엽수들이 집단으로 말라죽고 있습니다. 제주도 한라산부터 강원도 설악산까지 백두대간을 따라서 공통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입니다. 기온이 오르고 강수량이 줄면서 나무들이 심각한 수분 스트레스를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길게 잡아도 10년이면 절멸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옵니다.

박상욱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평창 발왕산 정상입니다.

상록수인 분비나무 집단 서식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나무 대부분은 이파리 없이 앙상합니다.

발왕산 1450m 부근입니다.

이곳은 예전같으면 최고 1m까지 눈이 쌓이는 곳입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현재 적설량, 10cm 안팎에 불과합니다.

이 눈이 있어야 5월까지 침엽수들이 물을, 수분을 공급받을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까 보시는 것처럼 이파리 끝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정상에 다가갈수록 상황은 더 나빠집니다.

무더기로 말라죽거나, 뿌리째 뽑히다시피한 나무도 많습니다.

녹색연합은 2년간 100회 가량의 현장조사와 항공촬영을 통해 고산 침엽수 실태조사를 벌였습니다.

고산 침엽수의 고사는 밖에서 안으로, 아래에서 위로 진행됩니다.

실제 현장을 찾아 확인하지 않는 이상 위성 사진만으로는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한라산 윗세오름에서는 구상나무의 67%가, 지리산 중봉에서는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 80%가 죽었습니다.

태백산 주요 능선의 분비나무도 60%가 고사했거나 고사가 진행중입니다.

함백산과 오대산도 분비나무는 멸종 단계에 접어들었고, 설악산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앞으로도 길어도 10년 안에는 다 고사할 걸로 추정됩니다.]

전문가들은 나무가 수분 스트레스를 받은 결과라고 진단합니다.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강수량은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고산 침엽수는 온난화의 바로미터인 만큼 죽어가는 개체수나 속도와 같은 자료 자체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분비나무는 멸종위기종뿐 아니라 관리대상인 적색목록에도 없습니다.

'한반도 고유종'인 구상나무도 절멸 수준에 이르렀지만 정부는 정확한 현황 파악도 못하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녹색연합)
(영상디자인 : 이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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