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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징용 판결, 레이더 갈등…최악 치닫는 한·일 관계

입력 2019-01-0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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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 한·일 위안부 합의가 사실상 파기된 이후 대법원의 강제 징용 판결 그리고 최근 발생한 레이더 조사 논란까지 양국 간 갈등이 1년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어제(8일) 초계기 레이더 논란 관련 동영상에 6개 국어 자막을 추가로 넣어 올리자, 일본도 기존 동영상에 한글 자막을 추가하는 등 온라인상에서도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에서는 한·일 관계를 분석해보고 각종 국회 소식도 함께 전해드립니다.

[기자]

한·일 관계가 최악입니다. 하루 이틀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한·일 관계가 좋았던 때를 따져보는 것이 더 빠를 정도죠. 그런데 이번에는 좀 심각합니다. 범위도 그렇고 깊이도 그렇고 갈등 양상이 이전과는 다릅니다. 오늘도 이수훈 주일대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했는데요. 면면을 보면 일본의 억지 주장, 역사 왜곡 탓이 큽니다. 하나하나 정리해보죠. 이번 갈등, 지난해 오늘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8년 1월 9일 우리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 조사에 따른 후속 조치를 발표했었죠.

[강경화/외교부 장관 (지난해 1월 9일) : 일본 정부가 출연한 화해·치유재단 기금 10억엔은 우리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고, 이 기금의 향후 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와 협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동의 없이 졸속으로 진행된 합의를 사실상 무효화시키되 한·일 관계를 고려해서 재협상을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은 반발했습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지난해 1월 12일) : 위안부 합의는 국가와 국가 간 약속입니다. 그것을 지키는 것은 국제적, 보편적인 원칙인 것입니다.]

위안부 합의를 둘러싼 냉기류가 이어지는 와중이었던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 신일철주금이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김명수/대법원장 (지난해 10월 30일) :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객관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었으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은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3일이었죠. 우리 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신일철주금의 한국 내 자산 중 4억 원 가량에 대해서 낸 압류 신청을 승인했습니다. 일본은 우리 정부에 협의를 요청하고 만약 접점을 찾지 못하면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와 별도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금 전에는 이수훈 주일대사를 초치해 항의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의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노규덕/외교부 대변인 (어제) :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강제집행 신청과 관련해서 정부는 지난 1월 4일 한·일 외교장관 간 전화통화 등의 계기에 우리 입장을 일본 측에 전달하고, 일본 측의 신중한 대응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초계기 레이더 조사 논란입니다. 한국이 일본 초계기를 향해 레이더를 쐈다는 일본과 쏜 적 없고 오히려 저공비행부터 사과하라는 우리 정부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일본 측이 일방적으로 초계기 비행 영상을 공개한데 대해 우리 정부가 반박 영상을 한글과 영어 자막을 입혀 지난주 유튜브에 올렸죠. 어제는 일본어, 프랑스어, 아랍어 등 6개 국어 자막을 추가했습니다. 일본도 이에 질세라 한글 자막 영상을 추가했죠. 온라인상에서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 집권여당 자민당 내부 회의에선 막말이 쏟아졌습니다. 한국이 북한과 몰래 접촉하다가 들켜서 레이더를 쏜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까지 나왔다는 거죠. 우리 정부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최현수/국방부 대변인 (어제) :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반박할 생각이 없고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도주의적인 구조작업을 하고 있었고, 또 일본 초계기에 대해서 우리가 레이더 전파를 방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다룬 바 있지만 일본이 이러는 이유 내부 요인 탓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헌법 개정 등 노골적으로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의 재편을 추구하는 아베 정권 입장에서 지지층 결집을 위해 한국과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쯤 되면 항상 중재 역할을 자임한 나라가 있었습니다. 바로 미국이죠. 미국은 한·일 갈등이 심해질 때마다 막전막후로 중재를 해왔습니다. 한·미-미·일 동맹을 바탕으로 한 한미일 협력을 깨뜨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정부는 역대 미국 행정부와 다른 분위기입니다. 한 마디로 'NO 관심' 분위기인 것입니다. 미국 보수 성향 외교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미국의 중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음성대역) : 미국의 정치적 혼란과 (트럼프 정부의) 동북아시아에 대한 정치적 견해의 상대적인 부재가 한·일 관계를 안정시켜주던 전형적인 힘을 제거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일까요. 말 나온 김에 고반장의 글로벌 TMI로 알아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우리 시간으로 오늘 오전 11시 긴급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내용부터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8일) : 연방정부는 오직 한 가지 이유 때문에 문을 닫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국경경비 자금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는 현 상황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유일한 해결책은 민주당이 우리 국경을 방어하고 정부를 다시 운영하는 지출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 바로 국경 장벽입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따라 거대한 장벽을 세워 불법 이민자를 막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 그 구상을 실현시키기 위한 예산 57억 달러를 민주당이 반대하면서 정부 예산안 자체가 통과되지 못했고 결국 18일째 셧다운, 정부가 아예 멈춰버린 상황입니다. 오늘 트럼프 대통령의 담화문은 미국 주요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는데요. 반론권 보장을 주장한 민주당은 곧바로 반박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낸시 펠로시/미국 민주당 하원의장 (현지시간 지난 8일) : 안타깝게도 이런 무의미한 셧다운 동안,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들은 많은 내용들은 잘못된 정보와 악의로 가득 차 있습니다. 대통령은 두려움을 선택했습니다.]

민주당은 국경 안보에는 동의하지만 큰크리트 장벽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 같은 입장에 트럼프 대통령은 콘크리트가 싫으면 강철로 만들겠다는 아재 개그까지 선보인 바 있습니다. 양측이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 셧다운 최장 기록도 조만간 깨질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최악 치닫는 한·일 관계…"아베, 지지층 결집 노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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