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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68년 만에 한국 찾은 백발의 노병들

입력 2018-06-27 19:16 수정 2018-06-2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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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제가 오늘(27일)은 파주 임진각에 나왔습니다. 약 두 달 전에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DMZ투어를 하는 외국인들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오랜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아주 특별한 분들을 소개해드리기 위해서 이곳에 나왔습니다. 어떤 분들일까요? 함께 만나보러 가시죠.

오늘 임진각에는 유난히 관광객으로 보이는 어르신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6·25전쟁 때 참전했던 미군 병사와 그 가족들, 그리고 해외에 살고있는 교포 참전용사들입니다. 6·25전쟁 68주년을 맞아 국가보훈처가 초청했는데 연로하시기 때문에 의료진까지 비상대기했습니다. 특히 이번에 방한한 참전 용사 중에는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용사들도 있었는데요. 이 전투 덕분에 미군은 중공군 남하를 지연시킬 수 있었고, 흥남철수도 해낼 수 있었습니다. 약 70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참전 용사들의 소감을 들어봤습니다.

[패트릭 핀/당시 미해병 1사단 상병 : (한국을 다시 찾은 소감이 어떤가요?) 그때가 제일 힘든 시간이었어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영혼까지도. (6·25전쟁과 관련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제가 기억하는 한국은 불쾌할 정도로 추웠고, 싸워야 했던. 그래도 제 마음에 가장 많이 남는 건, 피란민들의 얼굴이에요. 우리도 어려웠지만, 그들은 더 어려웠을 거예요. 왜냐하면 중국인들이 그들의 음식을 빼앗아가고, 집을 태우고 했기 때문에 불쌍한 피란민들은 갈 곳이 없었으니까요.]

[레이먼드 라드케/당시 미 육군 7사단 하사 : (흥남철수 피란민의 아들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는데?) 말이 안나오더라고요. 어떻게 이런 운명이 있을 수 있을까…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는 겁니다. 기적이죠. 기적. 부디 이 기적을 다시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참전용사들과 가족들은 지난 25일에는 6·25전쟁 제 68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어제는 부산 UN기념공원을 방문했는데요. 이곳에서 전사한 유엔 참전용사들을 위한 추모의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당시에 미 해병 1사단 병장으로 참전한 윌리엄 헤일씨, 아직도 아리랑 노래를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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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헤일/당시 미 해병 1사단 병장 : (6·25전쟁과 관련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당시 한국인들이 우리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에 대해 고마웠습니다. 아이들이 특히 우리에게 인간애를 다시 느끼게 해줬어요. 특별히 기억나는 게, 제가 줄에 서있으면 사탕이나 초콜릿을 주면 아이들이 와서 아리랑을 가르쳐줬어요.]

아리랑, 그 노래 아직도 기억하세요?

물론이죠.

조금 불러주실 수 있을까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윌리엄 헤일/당시 미 해병 1사단 병장 : (한국을 다시 찾은 소감?) 그때는 사실 많은 생각 없이 여기 와서 제 일을 할 뿐이었어요. 그런데 돌아와보니 정말 많은 발전이 있었잖아요. 정말 아름다운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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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다시 찾은 참전 용사들은 모두 입을 모아 말합니다. 폐허가 된 그 땅이 이렇게 번창한 나라가 된 것은 기적이라고. 그리고 그 기적을 만드는 데 기여한 자신들이 정말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말입니다. 목숨을 걸고 싸운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평화의 길로 계속 걸어가야겠습니다.

(화면제공 : 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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