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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미세먼지, 그리고 양꼬치 & 고등어…'

입력 2018-03-2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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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중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식 중 하나는 이제는 우리에게도 많이 익숙해진 양꼬치라고 합니다.

이 양꼬치도 수난을 당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난 2013년 중국이 최악의 스모그를 막기 위한 공기정화계획을 수립하면서 다름 아닌 양꼬치가 주범으로 몰리게 된 겁니다.

매연공장과 매연차량들은 내버려두고 양꼬치라니…

당국의 조치는 두고두고 민망한 이야깃거리가 됐습니다.

비슷한 일은 아시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고등어였지요.

노래로도 등장했던 '어머니와 고등어'는 졸지에 미세먼지의 주범이 됐고 대책이 겨우 그거냐는 원성이 비등했습니다.

이를 무마하기 위해 급기야 장관까지 나서서 고등어구이를 시식해야 했던 웃지 못 할 기억이 있습니다.

소식을 듣자하니 그 이후에 중국정부는 나름 미세먼지를 줄이려는 노력을 꽤 했던 모양입니다.

베이징의 시장부터 환경 전문가로 바꿔서 임명했고,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을 제재했으며 노후차량을 정리했습니다.

또 별 효용은 없었다지만, 세계 최대규모의 공기정화탑도 세웠지요.

저는 불과 4년 전에 JTBC의 베이징 특파원이 건네줬던 말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토바이가 제 앞을 지나간 뒤 한 7, 8초만 지나면 형체가 보이지 않습니다."
 - 정용환 베이징 특파원 2014년 2월 24일

오죽하면 그들의 이른바 '양꼬치 시절'에 중국인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유머들은 이랬습니다.

"스모그의 학명을 '중국방공스모그 시스템'으로 불러야 한다.
정찰이 소용없고, 미사일도 명중시킬 수 없어서 군사방어에 유리하다."

"신호등이 보이지 않아서 신호를 위반하긴 했지만, 어차피 번호판도 안보이니까 괜찮다."

그러나 지난겨울, 베이징의 하늘은 예년에 비해서 맑은 날이 늘었으며, 초미세먼지 농도 역시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베이징만 맑아진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우리와 인접한 그들의 공장지대는 여전히 위협적이며 누가 봐도 중국에서 넘어온 거대한 초미세먼지의 엄습을 두고 나 몰라라 하는 그들이 한없이 얄미운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양꼬치에서 출발한 그들과 고등어구이에서 출발한 우리 사이에 그 동안 무슨 차이가 있었는가를 고민해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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