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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으레 있는 이벤트라며…" 분노한 부모들의 증언

입력 2017-12-18 21:58 수정 2017-12-18 23:51

"인큐베이터 구멍 다 열어놔 "
세 아기의 공통점 "모두 젖병 수유"
"신생아 중환자실에 날파리 비슷한 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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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큐베이터 구멍 다 열어놔 "
세 아기의 공통점 "모두 젖병 수유"
"신생아 중환자실에 날파리 비슷한 게 있었다"

[앵커]

보신 것처럼 신생아 집단 사망과 관련한 각종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해당 병원은 최초 브리핑 이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아이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던 부모 8명을 모두 인터뷰했습니다. 부모들을 직접 만났던 정해성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정 기자, 부모들이 타 언론사와는 대부분 인터뷰를 안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만날 수 있었던 겁니까?

[기자]

저희 취재진이 최초로 제보받은 건 아이들이 모두 숨진 직후였던 토요일 밤 11시였습니다.

취재기자가 곧바로 현장에 가서 부모들을 만날 수 있었고, 보시는 것처럼 당시 상황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지만, 부모들은 '숨진 아이들이 가장 상태가 중했다'고 밝혔던 병원 브리핑에 대해 분노했습니다.

이후 부모들이 직접 제게 연락해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아버지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아이 아빠 : 아빠로서 태어난 아기들한테 억울함은 보여주고 싶지 않고, 그리고 애가 원래 아팠다면 어떤 죽음에 대해서 순응할 것 같아요. 근데 아프지 않은 애들이 한순간에, 한순간에 죽게 됐다는 것은… 생명이 그렇게 쉽게 죽어지나요.]

[앵커]

저희들이 1부에서 잠깐 이 내용을 보도해드렸는데, 병원 측이 아이들이 제일 중한 상태라고 얘기했지만 그 전에는 부모님들한테 아이들이 괜찮으니 퇴원해도 된다는 얘기까지 어느 부모한테는 했다고 했잖아요. 앞뒤가 다르다는 말이 되는 거죠, 병원 측의 입장이. 그러니까 더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던 것 같고. 부모님들이 사고 상황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알려줬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 아이의 아버지가 그려서 보내준 중환아 1실 배치도입니다.

이곳엔 인큐베이터 12개가 있습니다. 다른 배치도를 보면 중환아 2실 배치도도 볼 수 있는데 당시 숨진 아이 4명은 모두 중환아 1실에 있었습니다.

특히 1실 가운데 부분에 모여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2실의 경우 숨진 아이들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앵커]

배치도만 보면 1실에 뭔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도 있겠군요. 특히 숨진 4명의 아이들이 공통점이 있습니까?

[기자]

숨진 신생아 4명 가운데 3명에게서 세균 감염이 의심돼 조사가 들어간 아이는 가장 왼쪽에 있는 아이를 제외한 3명입니다. 그림으로 보면 가장 왼쪽 윗부분이 아직 검진이 안 된 상황이고요.

그리고 이들 세 명 모두, 숨진 당일 점심 면회 때 인큐베이터가 열려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당시 증언 들어보시겠습니다.

[아이 아빠 : 토요일 점심때 면회 때부터, 일단 인큐베이터 구멍을 다 열어놓은…왜 개방을 시켰냐 했더니 아이가 열이 나는데. 간호사 말이 이 중환아실이 온도가 좀 더워서, 혹은 수유를 해서, 이런 식으로 별거 아니다 식으로…]

[앵커]

이건 처음 듣는 얘기인 것 같은데, 인큐베이터가 열려 있었다는 것은.

[기자]

맞습니다. 인큐베이터가 외부로부터 영향을 차단하고자 설치한 건데 이걸 열어놨다는 걸 부모들은 지금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공통점은 세 아이 모두 젖병 수유를 했다는 점입니다.

숨지기 전날인 15일 두 아이, 그리고 14일 한 아이가 튜브가 아닌 젖병으로 수유를 시작한 겁니다.

[앵커]

물론 이것으로 모든 것을 확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습니다. 다만 추정일 수밖에 없는데, 위치가 우선 한군데 모여 있었던 아이들이고. 인큐베이터가 열려있었던 경우가 많이 있었고, 또 젖병으로 수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얘기잖아요.

[기자]

부모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공통점입니다.

[앵커]

인큐베이터가 열려있었던 걸 부모들이 안 건 토요일 점심이었습니까? 토요일 점심이 맞다면 당시 면회를 간 부모들은 그때부터 아이들의 몸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알았다는 걸까요?

[기자]

네, 한 아이의 심박수가 급격히 올라간 건데요. 아이 어머니는 두 번에 걸쳐 간호사에게 아이 심박수가 너무 높다고 말을 했었고 간호사는 두 번 다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답을 했다고 합니다.

[앵커]

1분에 대략 200회가 넘었다고 했죠?

[기자]

예, 그렇습니다. 이후 담당 의사는 왔지만 면회 시간이 1시까지라는 이유로 어머니를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아이 엄마 : 머뭇거리더니 시간도 다 됐고 어차피 저녁에 오실 것 아니냐. 그때 설명 들으시면 된다. 그런데 제가 걱정돼서 못 가겠다고 좀 뵙고 가면 안 되냐고 요청했더니 일단 가시고…]

아이 어머니는 굉장히 불안한 상태였지만 아이 상태에 대한 설명을 누구에게도 듣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앵커]

결국 부모들은 아이가 위급한 뒤에야 연락을 받았던 것인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 아버지는 아이들이 숨진 날 저녁 5시 20분쯤 의사가 아이들이 위급하다고 전화를 했는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아이 아빠 : 제가 그때는 다급하게 물어봤어요. 아기한테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그런데 그 레지던트 말이 지금도 제일 화가 나죠. 미숙아한테 으레 있을 수 있는 이벤트다. 그 친구들은 이런 사건을 이벤트라고 써요.]

[앵커]

글쎄요, 부모들 입장에서는 의사들이 그렇게 쓰는 말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 이런 걸 이벤트라고 얘기하고 있으니까. 그게 굉장히 서운한 상황이 됐을 수도 있고요. 그런데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한 것은 어떤 것이 있나요?

[기자]

네. 오늘 아이들을 부검하면서 부모들이 위생 상태에 관한 내용들을 적어서 저에게 카톡으로 올려주셨는데요. 저와 부모들이 함께 있는 단체 채팅방 대화 내용입니다.

이 중에 충격적이었던 게 "사망한 날 아이를 안고 있는데 방 안에 날파리 비슷한 게 있다"라는 증언이었습니다.

감염관리가 가장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그곳에서 날파리가 발견된 겁니다.

부모 주장대로라면 중환아실의 멸균 관리가 제대로 안 됐던 셈입니다.

[앵커]

그렇겠군요. 그런데 계절적으로 봐도 날파리가 있을 만한 계절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파리가 날아다녔을 정도로 관리는 잘 안 됐을 개연성이 무척 높다고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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