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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평택 미군기지 인근 마을 '이상한 물난리'

입력 2017-07-20 21:41 수정 2017-07-2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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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 전국에 내린 폭우로 경기도 평택시의 한 마을은 올해 처음 물난리가 났습니다. 주민들은 마을과 맞닿은 미군 기지가 철조망을 콘크리트벽으로 바꾸면서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침수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평택시의 한 마을입니다.

바깥에서 이렇게 옷을 말리고 있는데요. 가을 정장들인데, 보니까 소매 부분에 흙이 묻어 있습니다. 이 위에서는 책 말리기가 한창인데요. 고등학교 앨범을 열어보니까 비에 젖어서 잘 펼쳐지지 않습니다.

이 아래쪽으로는 세탁기인데요. 세탁기 문을 열어보면 흙탕물이 들어있습니다. 이 물건들은 누군가가 버리고 간 것이 아니라 짧게는 2개월, 길게는 1년 동안 이 곳에서 보관 중이던 이삿짐들입니다.

이곳에 자국이 생길 만큼 크게 물난리가 나면서 침수 피해를 입은 건데요.

지난해까지 멀쩡했다고 주장하는 주민들은 이번 물난리의 원인이 바로 저쪽에 있는 콘크리트벽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마을 주변의 미 공군 기지가 콘크리트벽 공사를 시작한 건 지난해 말부터입니다.

기존엔 사이사이가 뚫려있는 철조망만 있었지만, 땅을 파내고 3m가 넘는 벽을 만든 뒤 그 위로 철조망을 올렸습니다.

주민들은 빗물이 벽에 가로막혀 빠져나갈 곳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마을과 맞닿은 벽의 길이는 수백m가 넘는데 배수로는 1개뿐입니다.

주민들은 공사가 시작된 뒤 배수로를 늘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주민 : 저희가 배수로 3개를 해 달라고 했더니, 그게 안 되는 거잖아요.]

결국 지난 주말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뒤 마을은 순식간에 물에 잠겼습니다.

불과 한 시간여 만에 도로가 침수됐고, 집과 차를 지키려던 주민들 노력도 물거품이 됐습니다.

지난 주말 내린 비로 꼼짝없이 침수된 자동차입니다.

겉으로 얼핏 보면 큰 피해가 없는것 같아 보이는데요. 안을 보면요, 이렇게 시트에도 여기까지 흙이 차 올랐고, 아래쪽은 아직 마르지도 않은 상태입니다. 바닥에는 진흙이 가득하고요.

앞으로 와서 보닛을 열어보면요, 엔진룸까지 모두 흙탕물이 쓸고 간 흔적이 나옵니다.

20년 동안 이 곳에 살던 한 주민은 집 안 바닥의 장판을 모두 들어냈습니다.

닷새째 집이 마르기만을 기다리지만, 언제 또 비가 올지 몰라 걱정입니다.

[주민 : 계속 비가 왔어, 저렇게 해놓으면 살 수 있겠어요? 봐요. 똑같은 심정이라니까요.]

보관 창고가 물에 잠겼던 이사 업체도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가구나 가전제품은 피해 액수를 책정할 수 있지만, 다른 물건들은 고객들에게 보상할 방법도 마땅치 않습니다.

[김기남/이사업체 사장 : (고객) 3분이 와서 한숨만 쉬다 가셨어요. 어떻게 뭐 보상 문제도 내가 얘기할 수도 없고, 저도 피해자지만 그분들도 피해자고…]

해당 지자체는 공사 과정에서 주민들의 요구 사항을 미군 기지 측에 전달했지만 협조를 얻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지자체 관계자 : 주민 의견 수렴해서 계속 요구를 했었어요. 미군 부대 측에…그런데도 수용이 안 됐던 거고, 계속해서 그 과정 중에 있었던 거예요.]

주민들 주장에 대한 미군 측의 입장을 물어봤습니다.

해당 부대는 JTBC에 보낸 성명을 통해 '현재 주민들을 대상으로 피해 상황을 확인하는 한편, 이번 침수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자체와 미군 측은 뒤늦게 피해 규모 파악에 나섰는데요.

언제 또 폭우가 올지 모르는 주민들은 걱정을 거두지 못합니다. 지금이라도 배수 시설을 늘리는 등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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