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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다시, 사슴은 사슴이 되는 풍경'

입력 2017-06-1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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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지록위마.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한때는 낯설었으나 이제는 그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행처럼 사용되었던 그 사자성어.

흑백이 뒤바뀌고 진실이 숨겨진다는 의미의 그 말은 지난 2014년 말에 그 해의 사자성어로 꼽힌 뒤에 앵커브리핑에만 두 번 등장했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변하지 않았었으니까요.

그리고 오늘, 병사가 아닌 외인사….

사망진단은 주치의의 고유권한이라면서 불가역을 이야기하던 병원 측은 그가 사망한 지 아홉 달이 지나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야 오래된 사망진단서를 고치겠다고 했습니다.

경찰의 직사 물대포를 온몸으로 맞은 뒤에 중태에 빠졌던 농민, 그러나 아무리 눈을 비비고 쳐다봐도 사슴은 말이 될 수 없었는데…

그들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그건 사슴이라 했어도 그들은 사슴이 아니라 말이라고…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돌아보면 지록위마…권력의 입맛에 맞는 답변만을 눈치 있게 내놓은 것은 사람의 생명과 존엄을 다루는 병원의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4대강 사업은 환경을 개선하고 물 부족을 해결할 것이다" "정치개입은 맞지만 선거개입은 아니다" "공문서 위조는 했지만 간첩조작은 아니다" "36조원을 날린 게 아니라 10년 후에는 회수율 100%를 넘을 것이다"

넘쳐났던 말들은 이제 다시 사슴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며칠 전, 전남 보성군의 농민들은 주인 없는 밀밭에서 황금빛으로 물든 우리밀을 수확했습니다.

밭의 주인은 '고' 백남기. 주인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를 보낼 수 없었던 사람들은 빈 밭에 파종을 하고 정성껏 땅을 일궈 풍성한 수확을 냈습니다.

그렇게 밀밭에서… 광장에서… 진실을 지키고 실천했던 사람들 덕분에 말은 말이 되고 사슴은 사슴이 되는 풍경.

오늘(15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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