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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도심 출몰한 '들개 떼'…불안에 떠는 주민들

입력 2017-03-08 21:51 수정 2017-03-09 01:01

도심 출몰한 '야생 들개들', 알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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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출몰한 '야생 들개들', 알고 보니…

[앵커]

도심에서 떼로 몰려다니는 '야생 들개들' 때문에 불안해하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공포의 대상들은 사실 버려진 유기견들입니다. 사람에게서 버림받고 살기 위해서 나름의 생존방식을 터득한 걸테지요. 결국 또 사람이 자초한 일 아닌지 고민해봤습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수원의 주택가 골목. 여느 곳과 다를 것 없어보이지만, 이곳 주민들은 해가 지고 나면 문밖 외출을 꺼립니다.

[유창숙/인근 주민 : 막 내려와서 물려고 해서 그냥 얼른 막 뛰어서 차에 숨었죠. 위압감이 오죠. 미친개일 수도 있으니까…]

[정수동/인근 주민 : 아주 뭐 이래요. 개가 엄청 커. 진짜 겁나고…]

들개떼가 주택가 골목에 나타나기 시작한 건 지난해 여름부터입니다.

주택가 인근에는 바로 이렇게 나지막한 야산이 있습니다. 바로 이 야산에서 수년 전부터 들개 여러마리가 떼 지어 나타나면서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다는데요. 취재진과 함께 야산에 직접 올라가 보겠습니다.

개발이 되지 않아 등산로가 없고, 곳곳엔 비탈길과 가시덩굴이 우거져 한걸음씩 앞으로 나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야산 주변에는 먹고남은 음식물 쓰레기가 눈에 띕니다.

한 시간 동안 둘러봤지만 들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산 중턱에 먹이가 담긴 그릇을 놓고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3시간 만에 다시 현장에 와봤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일회용 은박접시에 담겨있는 음식물은 모두 이렇게 깨끗이 비워진 상태입니다.

미리 설치한 관찰카메라에는 먹이 주변에 몰려든 들개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다시 한번 산에 오르자 이번에는 멀지 않은 곳에 들개들이 나타나 짖어대며 위협적인 행동을 보입니다.

최근에는 먹이를 찾으려고 대낮에도 무리지어 주택가 골목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인근 주민 : 밤에만 그런 게 아니라 낮에도 이런 데 와서 먹을 거 쑤시고 돌아다녀.]

야산 주변으로는 초등학교 등 주택가가 밀집해있어 어린이들 안전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권진경/인근 주민 : (아이가) 이제 초등학교 입학했어요. 근데 이제 동네로 돌아다니게 하기 겁나죠. 혼자 다니기도 겁나요. 어른이 혼자 다니기도…]

애완견을 공격하거나 혼자 있는 사람에게 달려들기까지 합니다.

[인근 주민 : 개 데리고 산책 갔다가 들개가 달려들어서 안고 진짜 도망가고 간신히… (들개가)달려들어 가지고 (애완견을) 물어서 병원에 간 사람도 있어요.]

텃밭 곳곳은 산에서 내려온 들개들이 짓밟았고, 밭일을 하다 들개떼와 마주쳤던 주민은 어른 주먹만한 돌을 준비해놓았습니다.

[인근 주민 : (들개가) 여기 오기만 하면 내가 돌을 던져요. 빨리할 수 있게 이것도 내가 놓은 거예요. 이렇게.]

주민들의 신고가 잇따르자 지자체가 들개 포획에 나섰습니다.

들개를 잡기 위해 지자체가 설치해놓은 포획틀입니다. 앞쪽을 보시면 들개를 유인하기 위한 먹이가 놓여있고요. 냄새를 맡은 들개가 포획틀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면, 바닥을 밟게 되고 자동으로 갇히게 되는 구조입니다.

지난 4년간 여러차례 포획 작전이 벌어졌지만 한두마리를 잡는데 그쳤고, 그사이 들개는 늘어났습니다.

[경기 수원시 유기동물보호센터 관계자 : 5년 동안 소방서에서 100번 정도 출동했는데, 마취총을 쏘더라도 다른 데로 도망가면 찾기도 어렵고 어떻게 조치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들개는 유기동물로 분류돼 마취총이나 포획틀을 이용해야 잡을 수 있어 멧돼지처럼 사냥용 총을 쓸 수 없습니다.

주민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된 들개들. 한때는 모두 가족처럼 사랑받는 반려견이었을 겁니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존재에서 이제는 위협적인 존재가 된 야생 유기견 문제, 결국 사람들이 풀어야할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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