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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항소심서 무죄 받은 홍준표…'대선 출마'로 직행?

입력 2017-02-16 17:56 수정 2017-02-16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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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홍준표 경남지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1억 원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한 항소심이 오늘(16일) 열렸습니다. 지난해 9월 1심에선 실형 선고를 받았지만, 항소심 결과는 무죄였습니다. 무죄를 받은 홍 지사는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서 홍준표 지사의 무죄, 그리고 출마 관련 변수를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홍준표 지사는 오늘 천당과 지옥을 오갔을 겁니다. 또 유죄로 나왔다면, 홍준표의 정치 인생은 마침표를 찍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홍 지사 입장에선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무죄 판결이 났습니다. 의미심장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홍준표/경남도지사 :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거론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엔 긴가민가했습니다. 그런데 언론에 회자되고 검찰에서 기정사실로 몰아갈 때 내 업보라고 생각했습니다. 1심 판결 때는 하도 어이가 없어 노상강도 당한 기분이었습니다.]

홍 지사는 입장자료에서 '권력이 없는 자의 숙명이다'라는 말도 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권력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뜻도 되지 않을까요. 지금 홍 지사는 날개라도 단 심정일 겁니다. 자유한국당에 10명 가까이 후보가 난립 중이지만, 지지율은 민망한 수준이죠. 홍 지사는 그나마 1.3% 정도는 나옵니다. 출마 여부가 불투명한 황교안 대행을 제외하면, 자유한국당에선 유력 주자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럼 홍 지사는 대선출마 선언을 할까요. 저는 "한다"에 한 표 던지겠습니다. 오늘도 그런 뜻을 내비쳤습니다.

[홍준표/경남도지사 : 대한민국은 지금 천하대란입니다. 천하대란은 대란대치의 지혜로 돌파를 해야 되는 거예요.]

'대란대치'. 결국 큰 통치란 건 대통령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느냐, 이런 해석이 많습니다. 사실 홍 지사의 행보 하나하나에는 '대선'이라는 코드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일종의 '트러블메이커' 전략이었죠. 진주의료원 폐쇄, 공공기관 구조조정 등이 그런 이슈였습니다.

뭐니뭐니해도 하이라이트는 무상급식 폐지였죠. 당시에도 1위 대선주자였던 문재인 전 대표를 경남도청에 내려오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문재인/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2015년 3월 18일) : 어쨌든 뭐 다 좋은데 왜 경남의 애들만 그렇게 제외돼야 됩니까? 아니, 그러고 부자들한테…]

[홍준표/경남도지사 (2015년 3월 18일) : 아니, 대표님이 처음 오셨을 때 그건 대안을 가지고 오셔야죠. 뭐 여기 오셨으면 경남 사람들한테 대안을 가지고 오셨어야죠.]

오늘 법원에는 태극기를 흔들면서 홍 지사를 응원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보수층 입장에선 홍 지사는 매력적인 대선 후보일 수 있습니다. 가슴 절절한 휴먼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죠.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불우한 성장기를 보내고, 경비원 아버지를 보면서 세상을 바꾸겠다고 결심했다는 성장 스토리. 그리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스타 검사'로 인기몰이를 했던 화려한 경력도 있죠. 대중정치인으로 변신한 뒤에도 특유의 강직한 스타일로 여당 당대표, 경남 도지사에까지 올랐습니다.

그런데 강직해도 너무 강직한 나머지, 수많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2015년 7월, 홍 지사가 재판을 앞둔 상황에서 골프대회를 강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문제가 됐겠죠. 그런데, 아주 강직하게 무시를 해버렸습니다.

[홍준표/경남도지사 (2015년 7월 1일) : (골프 대회에 대해서 국민 정서라든지…) 나는 정서 고려하지 않습니다. 그건 잘못된 정서야. (아니, 지금 메르스 회복도 완전히 끝난 상태가 아닌데…) 메르스하고 그건 기자 양반이나 좀 그렇게들 하고 우리는 뭐 할 건 다 했으니까…]

특히 '홍준표'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막말 퍼레이드'도 빼놓을 수가 없죠. 정리를 해봤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선 "자기 성깔에 못 이겨 그렇게 가신 분", 한 여성 의원에겐 "일하기 싫으면 애나 봐라", 자신에게 불편한 질문을 한 기자에겐 "맞는 수가 있다"… 네, 살벌합니다. 도지사 시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홍준표/경남도지사 (지난해 7월 12일) :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해서 그게 되는 게 아냐.]

[여영국/경상남도의회 의원 (지난해 7월 12일) : 어디 지사가 돼서 그런 막말을 하고 있어.]

[홍준표/경남도지사 (지난해 7월 12일) :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갑니다.]

각종 막말 때문에 홍 지사에겐 '홍 트럼프'란 별명도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 별명이 싫지는 않은 표정입니다.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트럼프는 소박한 대중의 언어를 쓴다' 홍 지사는 혹시 '한국의 트럼프'를 꿈꾸고 있는 걸까요. 대선 출마 선언이 임박한 것 같습니다.

오늘의 발제를 음악으로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니 눈을 보면 난 Trouble Maker
니 곁에 서면 난 Trouble Maker
조금씩 더 더 더
갈수록 더 더 더
이젠 내 맘을 나도 어쩔 수 없어

현아와 장현승이 부른 '트러블 메이커'입니다. 홍준표 지사와 트럼프 대통령은 닮은 구석이 있습니다. 이 한 단어로 요약됩니다. '트러블 메이커'.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은 홍 지사, 한국의 트럼프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반면교사로 삼을 게 있습니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에도 여전히 '트러블 메이커'라는 사실, 그리고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에 많은 걱정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 무죄 받은 홍준표, 대선 출마 직행? >으로 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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