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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부동산 가격 폭락 우려 확산…부동산펀드 대량 환매

입력 2016-07-0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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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부동산 가격 폭락 우려 확산…부동산펀드 대량 환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로 인한 영국 부동산 가치가 폭락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면서 부동산펀드 환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영국의 한 투자회사는 '펀드 런(Fund Run)' 사태를 막기 위해 환매를 중단해 브렉시트가 금융시장에 가한 충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펀드 런'이란 투자자들이 손절매 등을 위해 자금을 회수하는 대규모 환매를 뜻한다. 지나친 환매는 시장 자체를 끌어내려 추가 환매를 부르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운용회사는 투자자들의 불안을 달래기 위한 각종 조치를 하곤 한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스탠더드라이프 인베스트먼트는 자사가 운용하는 대표 부동산펀드의 환매를 28일간 중단했다. 환매 중단은 운용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조치로 자칫 투자자들의 불만과 법적 대응을 야기할 수도 있다.

스탠더드라이프가 환매를 중단한 부동산펀드는 주로 런던의 고급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며, 운용자산은 약 290억 파운드(약 4조4321억원)에 달한다. 이는 영국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다.

하지만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게 되면 런던이 금융허브로서의 역할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스탠더드라이프는 자사펀드가 보유한 부동산 가치가 약 5% 하락했다고 공지했다. 스탠더드라이프 외에도 각각 1, 2위 펀드를 운용하는 헨더슨과 M&G인베스트먼트도 적정가치를 3~5% 낮췄다. 그 결과 영국 부동산펀드에 대한 대규모 환매요청이 봇물을 이뤘다. 이에 따라 일부 부동산펀드의 가치는 20%까지 폭락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펀드의 경우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들과 달리 환매요청이 있을 때 부동산을 매각하기 때문에 과도한 환매요청을 충족하려면 급하게 부동산을 팔아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 부동산 매물이 범람하게 되면 시장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2007년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에도 부동산 펀드 런 사태가 벌어지면서 수많은 런던 고가 부동산이 '헐값'에 팔리는 등 부동산 시장이 크게 흔들린 바 있다. 당시 영국 부동산 가격은 최대 40% 하락하기도 했다.

FT는 이번에도 펀드런이 일어난다면 부동산 시장은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큰 폭으로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금융위기에서 회복하면서 중앙은행의 돈 풀기로 엄청난 유동성이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부동산 시장에 몰린 바 있기 때문이다.

환매를 중단한 스탠더드라이프 대변인은 "현재 시점에 모든 환매요청을 충족하기 위해 부동산을 억지로 처분할 경우 매우 낮은 가격에 팔리게 된다"라며 "부동산 매매가 너무 과열되면 오히려 악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하그리브스 랜즈다운의 레이스 칼라프 선임연구원은 "부동산펀드의 자금 유출 추세를 봤을 때 부동산 시장 자체에 하방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는 투자자들이 더 많은 부동산을 매각하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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