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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석상서 첫 '비핵화' 언급…김정은 노력 의지 있나?

입력 2016-05-08 20:34 수정 2016-05-08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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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렇다면 북한의 비핵화 발언에 담긴 속내, 그리고 배경은 뭔지 한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최종건 교수님이 나와 계십니다.

우선 눈에 띄는 게 북한이 사실상 공식석상에서는 처음으로 비핵화 단어를 썼는데요. 어떻게 봐야 되겠습니까?



[최종건/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비핵화라는 단어가 나오기 전까지 북한은 네 가지 키워드를 던졌어요. 하나는 책임 있는 핵보유 국가라고 하는 점, 그리고 남이 나를 공격하지 않으면 선제공격하지 않겠다고 선제공격 불가론, 그리고 수평적으로 즉 주변 국가가 됐든 불량국가가 됐던 혹은 미국이 우려하는 테러리스트 국가가 되는 확산하지 않겠다고 하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계의 비핵화 노력을 하겠다라고 하는건데요. 이 언술 체계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핵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의 보편적인 언어체계예요. 즉 핵을 보유하고 있으니 나는 상대방 즉 다른 국가에서 전파하지 않을 것이고, 나를 공격하지 않는 한 선제공격하지 않는다라고 하는 즉 중국, 러시아, 미국 혹은 영국, 프랑스가 쓰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거든요. 즉 이 이면에는 자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함과 동시에 핵보유국으로 취급해 달라고 하는 의미가 있겠고요. 또 이번에 들어서 흥미로운 점은 북한의 최고지도자라고 하는 김정은의 육성 발언을 통해서 북한이 스스로를 핵보유국을 전세계에서 천명했다는 점이 상당히 방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교수님 말씀은 핵보유국 인정, 그 부분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건데 사실 그게 국제사회가 인정하기는 좀 어려운 부분이라 그 전제 자체가 의미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렇다면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노력,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 부분은 어떻보십니까? NPT 복귀 여부도 벌써 나오고 하는데요.

[최종건/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비핵화라는 용어를 써서 지금 우리 입장에서는 한반도 비핵화가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북한의 최고 지도자의 육성으로 비핵화라는 단어를 써서 이것이 혹시 NPT 복귀와 관련된 내용이 아닌가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실 NPT복귀를 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스스로 비핵화의 경로를 걸어야 됩니다. 그러나 지금 북한이 36차 당대회를 통해서 소위 핵보유국가임을 자신의 인민들 그리고 세계에 지금 천명한 것이어서 핵보유국가로서 NPT 탈퇴는 NPT의 원칙에서 보면 상당히 불가능한 것이거든요. 저는 비핵화의 방점도 중요하지만 비핵 확산에 방점을 뒀다라고 하는 것이 미국에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인 것 같아요. 현재 비핵은 협상으로 통해서 진행하되 그 협상이 진행되지 않는 동안은 우리는 핵개발은 하되 주변국 즉 미국이 상당히 민감하게 생각하는 중동 지역이나 혹은 불량국가, 테러리스트 집단에게 핵을 확산하지 않겠다는 의지는 천명한 것 같아요. 즉 핵 국가로서 미국과 대화하고 그것을 소위 협상을 통해서 풀어나가자라는 일말의 메시지는 있는 듯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비핵화라기보다는 그 속내, 그 안에 숨겨진 비핵 확산에서는 미국에 어떤 메시지를 던진 거다라고 보이는 건데, 북한 내부에서 이런 결정 그리고 이런 발언이 나오기까지 어떤 변화 움직임이 있었다고 보십니까?

[최종건/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변화보다 저는 비핵 확산과 그리고 자신의 핵 보유국에 관련돼서는 오히려 일관성을 지금 유지했다고 봐요. 가깝게는 지난 1월에 핵실험을 함과 동시에 나온 북한의 설명을 보면 자신들은 핵무기의 지휘를 획득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했다라고 주장할 뿐만 아니라 핵은 확산하지 않겠다라고 하는 것, 그리고 핵보유국가로써의 책임을 유지하겠다고 계속 얘기하거든요. 그리고 2013년도의 발언도 그렇고요. 일관성은 있다라고 봐요. 그렇다고 보면 36차 당대회를 통해서 김정은의 육성과 당대회 보고를 통해 자신은 핵에 관련된 지위를 북한에 계속 유지하겠다라고 하는 천명인 것 같아요.]

[앵커]

대북제재 강화 때문에 나온 것이다라는 얘기도 있는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최종건/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대북제재의 강화의 논리로 인해서 이것이 나왔다라고 한다면 지금 100여 명의 외신기자들이 지금 평양에 있지 않습니까? 그럼 북한이 어려워라고 하는 것, 인도주의적으로 상당히 지금 어려움에 취하고 있다는 장면들을 많이 보여줘야 할 것이죠. 그런데 그런 장면들은 안 나오고 있고요. 오히려 이번 당대회 보고에 김정은의 육성을 통해 나온 내용들을 보면 오히려 이념에 대한 강화, 경제노선의 강화, 이런 것을 보면 여전히 자신들은 건재하다라고 하는 메시지가 있기 때문에 그건 약간 아전인수적 해석인 것 같아요.]

[앵커]

또 하나는 이게 중국과 어떤 사전을 거쳤느냐 아니면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최종건/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사전협의를 거쳤다라고 한다면 제 생각에는 3개의 비핵화라기보다는 한반도 및 지역에 관련된 비핵화라는 워딩을 썼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야 중국이 좀 불편한 것을 달래줄 수 있을 텐데 그 부분은 제가 추측하건데 직접적 교감은 없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앵커]

또 하나의 관심이 하나 말씀하셨듯이 일말의 기대라는 부분인데 앞으로 우리와 직접적인 대화라든지 또는 미국·중국·러시아와 대화의 물꼬가 트일까, 이런 기대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최종건/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지금 4차 핵실험과 그리고 6차 장거리 로켓 발사실험 이후에 평화협정이라고 하는 내용 그다음에 대화라는 내용은 계속 소위 외교부에서 노이즈처럼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일종의 소음인데요. 제 생각에는 남북관계의 개선이라고 하는 것 하나, 그 다음에 비핵화회담 관련된 하나는 별개로 봐야 될 것 같아요. 즉 남북관계의 문제에 있어서는 결국은 양측이 손을 잡고 신뢰를 바탕으로 대화를 해야 하는데 지금은 북한의 모습, 우리의 모습 다 같이 회담이라기보다는 우리는 지금 제재국면으로 가겠다고 하는 거고 북한은 제재를 풀고 소위 신뢰를 바탕으로 대화하자라고 하는 것이어서 그 부분은 좀 어려울 것 같고요.

비핵화 관련된 것은 중국의 어느 정도 이니셔티브를 취하느냐 하나하고 미국이 좀 대선국면에 있기 때문에 과연 오바마가 즉 한번도 자신의 입장에서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북한을 상대로 임기 얼마 안 남았는데 소위 정치적 모험을 걸 것이냐. 지금 이란과 그다음에 쿠바 그리고 미얀마를 통해서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에서 북한을 이렇게 유화적으로 대하면 지금 미국 내 분위기를 고려하면 상당히 어려운 제스처이기 때문에 이 비핵화에 관련된 것은 이러한 노이즈는 많이 걸리겠지만 지금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앵커]

당장 오늘 발언으로 대화의 물꼬가 트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최종건/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북한에서 나온 메시지 역시 상당히 원론적이었고 명확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연세대 객원교수의 최 교수님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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