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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경제] 한정상품 되팔기 '요지경 리셀' 알아보니…

입력 2016-03-3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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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리셀' '리셀러' 한정품처럼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사서, 더 비싸게 되파는, 혹은 그런 사람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 리셀 시장 규모가 생각보다 큰데요. 그렇다면 가격은 누가 정하는 건지, 그게 물건의 가치를 제대로 보장하는 건지 궁금해집니다.

꼼꼼한 경제 이새누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신발 매장 앞 인파 속에서 난데없는 출석 체크가 한창입니다.

[000씨. 000씨.]

제때 대답하지 못하면 곧바로 퇴출.

[75번 안 계시죠. 자를게요. 76번 계세요?]

일부 대기자는 인근 매장 동향을 살핍니다.

[없어 사람이. 아르바이트가. 매진 떴냐? 아직 안 뜬 것 같은데….]

평일 오전 시간인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신발 매장 옆에서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정 판매되는 운동화를 사기 위해서인데요. 개중엔 5일째 진을 치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운동화 구매자 : 신발 사는 거 좋아해서요. 이런 게 한정판이니까요.]

하지만 모두가 소장 목적은 아닙니다.

더 높은 가격에 되파는 이른바 '리셀러'도 존재합니다.

이 운동화 가격 정말 올랐을까요.

중고가를 확인해보니 하루 만에 소비자가격보다 최대 20만원 뛰었습니다.

마니아 문화를 넘어 새로운 유통 채널이 된 '리셀'.

가격은 어떻게 형성되는지 운동화 마니아들에게 물었습니다.

[곽지원/운동화 수집가 : (가격 상승) 이유 중 하나가 연예인들이 신고 나오면 그렇게 뛰는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예요.]

[최영/운동화 매장 운영 : 소장했던 모델의 가격이 뛰냐 안 뛰냐의 큰 변수 중 하나는 복각(재생산)이 되냐 안 되냐거든요.]

[정현우/운동화 매장 운영 : 공급이 적은데 수요가 많으면 당연히 올라갈 수밖에 없잖아요.]

리셀 시장은 무궁무진합니다.

발매가보다 5배 오른 가격에 거래되는 운동화부터, 이탈리아 장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한 운동화, 또 명품에 사용되는 원단으로 주문 제작되거나, 유명 농구선수의 친필 사인이 담겨 부르는 게 값인 경우도 있습니다.

희귀 상품에 수요가 쏠리다 보니 컴퓨터 기술까지 동원되기도 합니다.

[고원/운동화 매장 운영 : 그 '봇'(자동구매 프로그램)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개인 프로그래머들도 사용료를 받고 그걸 이용할 수 있게끔 합니다.]

하지만 리셀이 항상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지난해 말 노숙에 몸싸움까지 벌이며 수백만 원의 특정 브랜드 의류를 구매했던 일부 리셀러들은 수요 예측에 실패해 눈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은 갈립니다.

[최민혁/서울 하계동 : 줄 서서 사는 것도 자기 능력이니까요.]

[허승훈/경기 부천시 작동 : 사기 같은 거 아니에요? 허생같이 들려요.]

[손경성/서울 방화동 : 자기가 사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어요. 자기 돈으로 자기가 사는데…]

리셀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건 가격 왜곡이나 탈세 등 부작용 우려 때문입니다.

[고정욱/변호사 : 리셀을 통해 6개월내 공급하는 가액이 1200만원을 넘을 경우 부가가치세법상 사업자 등록을 하고 부가가치세를 납부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업계 내부에서도 자정이 필요하단 얘기가 나옵니다.

[최영/운동화 매장 운영 : 상품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고용해서 줄 서게 한다든지 이런 부분이 처음 신발 좋아했던 사람들의 초심과 다르게 흘러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물건을 살 때는 공인된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정품을 인증할 수 있는 정가표를 확인하고, 가격 거품이 빠지는 한두 달 후에 사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평균 수익률 33%. 이 리셀 시장은 통제되지 않는 주식시장이라는 말도 있는데요.

팽팽한 찬반 논란 속에 리셀을 상업적인 용도로만 사용하는 경우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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