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 학기가 되면 으레 받는 새 교과서…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느끼실 테지만 시각장애인들에겐 생각지도 못한 일입니다. 지금껏 교과서를 제때 받아본 적이 없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올해는 이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바로 이분들 때문입니다.
이상화 기자가 전하는 힐링 뉴스입니다.
[기자]
자정이 가까운 시각, 불을 환하게 켠 사무실에서 새학기 교과서 마무리 제작이 한창입니다.
화면엔 떠 있는 점들.
일반 교과서를 점자로 바꾸는 점역 작업이 이뤄지는 곳입니다.
[손민정/점역사 : 2월은 거의 내내 야근하고, 계속 작업했던 것 같아요. 한약 먹으면서 없는 힘 있는 힘 다 내면서…]
요즘 일반 글자는 컴퓨터가 알아서 6개의 점으로 구성된 점자로 변환해 줍니다.
하지만 영어와 숫자, 수학공식까지 포함된 교과서의 점역은 고난도 수작업입니다.
사진이나 그림은 말로 풀어내야 하고, 표나 수식은 일일이 손으로 고쳐야 합니다.
[손민희/점역사 : 초등학교 저학년 경우엔 글보다는 그림이 많아요. 그림 설명 넣을 때, 아무래도 정답과 다르게 넣을까 많이들 고민하고…]
시각장애인과 2인 1조로 내용을 확인한 후 특수 장비로 찍어내기까지 보통 책 한 권 제작에 한두 달은 기본입니다.
1월 중순 일반 교과서가 나와야 점역이 시작되고 120종의 검인정교과서 전체가 대상이니 해마다 4월이 훌쩍 넘어서야 책이 나왔습니다.
이 공백을 줄여보고자, 이 회사 직원들과 점역 자원봉사자들까지 40여 명이 매달린 겁니다.
드디어 한달 반에 걸친 노력이 오늘(2일) 햇볕을 봤습니다.
오늘 중학교에 입학한 이의진군의 손에도 점자교과서가 배달됐습니다.
[이의진/양진중 : 이렇게 여러가지 교과서 많이 있으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이들을 위한 다음 목표는 참고서와 자습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