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형 전투기 기술 이전이 불가능해지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책임 문제도 있는데요. 취재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임진택 기자, 미국이 기술 이전을 세 번이나 거절을 했다는 건데, 지금에 와서 보면 미국은 처음부터 기술 이전 의지가 전혀 없었던 것 아닌가,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기자]
네. 미국은 앞서 보도된 핵심 기술 네 가지를 해외로 이전한 사례가 없습니다.
그리고 핵심 기술 이전과 관련해서 실무 협의라는 건 미국 국방부지만 실질적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는 건 미국 국무부입니다.
우리와의 체결 협약에서도 그 조건이 미국 국무부 승인을 전제로 기술 이전을 논의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시점이 공교롭게도 한미정상회담을 단 하루 앞둔 상황에서 거절하는 답이 왔잖습니까?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한민구 장관은 지난 8월에 미국에 서한을 보내고 그 서한에 대한 답장이 오지 않자 이번 방미 때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을 만나서 직접 입장을 물어보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방미 때, 그것도 한미 정상회담 하루 전에 이런 답장이 오면서 국방부 내부에서도 상당히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그렇죠. 굉장히 당황스러운 상황인데, 반대로 보면 이게 외교적 결례인지 아니면 정상회담에서 이런 이야기가 거론됐다가 거절하는 모양새를 피한 건지는 알 수 없는데… 청와대 입장에서 보면 이게 방미 성과에 영향을 줄까 걱정을 하겠죠?
[기자]
미국은 펜타곤 방문과 의장대 사열 등 박 대통령을 이례적으로 환대했습니다.
또 공동성명서까지 나올 예정인 걸 보면 여러 가지 성과가 기대되는데요.
다만 기술이전 요청 논란으로 국내 여론이 일부 악화될 가능성이 있고, 따라서 한미동맹 강화 측면에선 일부 빛을 잃은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올 수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기술 이전이 안 된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나왔는데, 국방부는 대통령 방미를 앞두고도 막판에 성사될 것 같은 느낌을 주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한 장관이 지난 8일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마치 기술 이전이 되는 것처럼 국민들이 인식하는 것이 국방부와 방사청이 책임이 있는 것처럼 그런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또 기술 이전을 국내에서도 개발할 수 있다, 이런 취지의 말도 했었고요.
그러면서도 출국 직전에는 국방부 간부들이나 일부 언론에 미국을 방문했을 때 '기술 이전을 협의하겠다'고 말해 스스로가 오해를 불러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앵커]
결국 기술 이전은 최종적으로 안 되는 것으로 된 건데, 한미 간 기술협의체를 같이 만든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국방부 내부에선 기술협의체를 구성한 건 핵심기술 이전에 대한 추가 논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낙관적인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에 일각에선 미국 측이 딱 잘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외교적 입장을 고려해 내놓은 일종의 '립서비스'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외교적 립서비스를 내놓은 걸 가지고 우리 국방부에서는 계속해서 희망이 있는 것처럼 얘기를 했다고 볼 수 있는 건데. 지금으로 봐서는 18조 원 날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정부의 해결책 있습니까?
[기자]
일단 두 가지가 얘기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미국 외에 유럽이나 이스라엘처럼 제3국을 통해서 기술협조를 받는 방안입니다.
다른 하나는 2021년쯤까지 우리 방사청과 국방과학연구소를 통해서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인데요, 전문가들은 두 방안 모두 현실적으론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앵커]
현실적으로 물건너간 것을 더 이상 희망을 품기보다는 정부에서 정확한 입장을 내야겠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죠. 임진택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