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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허위 용역비·쪼개기 계약'…수상한 사업비 포착

입력 2015-04-08 21:59 수정 2015-04-0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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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갈등의 이면에는 투명하지 못한 사업비 집행이라는 문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여러 뉴타운 지역의 관련 자료를 입수해 들여다봤더니 철거를 비롯해 각종 용역 계약 과정에서 비용이 수십 배씩 부풀려지거나 허위 용역비로 의심되는 사례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고성표 기자입니다.

[기자]

[강문원/영등포 A뉴타운 전 조합 감사 : 너무 비리가 많고, 어디에 호소할 수도 없고. 그래서 정말 답답했고.]

서울의 한 뉴타운 지역 조합원이 답답함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강씨는 2009년부터 조합 임원으로 일하다 지난해 12월 갑자기 해임됐습니다.

쫓겨난 조합 임원은 두 명이 더 있습니다.

불투명한 사업비 문제를 제기하자 업무를 방해했다는 겁니다.

[김우상/영등포 A뉴타운 조합이사 : 괘씸죄다. 이 얘깁니다.]

자체 권익위원회를 꾸려 용역 사업비 의혹을 정식으로 제기했습니다.

검찰은 조합원 총회 의결 없이 수의계약 한 혐의 등으로 조합장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항소심까지는 유죄, 대법원 판결만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인근의 또 다른 구역도 사업비가 불투명하게 집행됐습니다.

[윤정희/영등포 B뉴타운 조합이사 : 철거업자를 선정하게 되거든요. (계약금액이) 80억원이 조금 안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전기, 가스, 상수도 세개만 해서 총 액수가 얼마나 됩니까?) 지금 대략 한 (추가로) 30억원 조금 안 됩니다.]

전문가는 일명 '철거 용역 쪼개기'를 통한 허위사업비라고 지적합니다.

[김상윤/법무사 겸 도시정비사업 전문가 : 건물 철거시에 당연히 같이 철거될 수 밖에 없는 같은 공정을 가지고 몇 개의 회사와 중복 계약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허위 또는 부풀리기 계약에 악용되는 용역 항목은 또 있습니다.

석면은 일반 건축 폐기물과 달리 별도의 처리 절차를 거칩니다.

서울 성북구의 한 뉴타운 단지의 석면처리 계약서 등 관련 자료를 입수해 분석해 봤습니다.

석면처리와 관련해 총 8억여 원에 달하는 용역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하지만 지방 노동청에 공식 신고된 자료를 보면 불과 6000여만 원이 들어간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재동/뉴타운 사업 조합원 : 정보공개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보고 너무 당황했고요. 한마디로 원가 6천만원짜리 공사가 마진만 7억원 넘게 남긴 걸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조합원이 계약 자료를 확보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난달 초 서울의 한 구청. 조합원들이 구청에 관련 자료의 정보공개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구청이 소극적으로 나오자 화가 난 조합원들이 구청으로 몰려갑니다.

[구청 담당 국장 : 자료 같은 것을 찾아가지고 발췌해서 복사를 해 가지고 증빙자료 포함해서 드리면 되겠죠.]

잠시 후 담당자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난색을 표합니다.

[구청 담당 팀장 : 우리가 얘기만 듣고서 '네'하면서 (공개하는 게) 공무원의 태도입니까. 충분히 검토해 가지고 옳은 방향이 어떤 건지 해야 하는 거죠.]

민간 주도 사업이라는 이유로 지자체는 직접 개입을 꺼리는 겁니다.

입주를 불과 3개월 앞두고 사업비가 150억원이나 증액됐다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뉴타운 단지.

[김수영/신월동 뉴타운 조합원 : 조합에 전화를 했더니 많게는 8천만원 나온 사람도 있다. 당신 정도면 싸게 나온 거다 이렇게 얘길 하는 거에요. 정말 저는 깜짝 놀랐거든요.]

김씨 역시 수상한 사업비 자료를 하나둘 모으는 데 몇 달이 걸렸습니다.

철거 쪼개기 계약, 중복 계약 등 의심가는 대목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일부 업체들은 상호와 대표이사가 다른데도 주소지와 전화번호가 같은 곳으로 나옵니다.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수영/신월동 뉴타운 조합원 : 너무 궁금해서 전화를 해봤는데요. 어떤 아주머니가 전화를 받으세요. 근데 옆에서 아줌마들이 막 잡담하는 소리만 들려요.]

범죄예방계획, 수해방지, 제설대책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허위 용역비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김상윤/법무사 겸 도시정비사업 전문가 : 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니까 비리가 있어도 알 수가 없죠. 구청별로 사업비 감독도 하고 했으면 좋은데 그런 통제장치가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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