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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어수선한 포스코, 정권마다 외풍…이유가?

입력 2015-03-17 22:06 수정 2015-03-1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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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팩트체크, 어제(16일)는 수포자 얘기로 뭐랄까 가볍게 했다고 할까요. 오늘은 조금 무거운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팩트체크가 늘 가벼울 수만은 없는 것이니까요. 연일 포스코 비자금 수사 소식으로 뜨겁습니다. 그러면서 나오는 기본적인 궁금증은 분명히 민간기업인데 왜 이렇게 정부는 끊임 없이 포스코를 흔들고, 또 포스코는 그럴 때마다 흔들리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팩트체크에서 이 부분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왜 그런지 오늘 좀 풀어볼까요?

김필규 기자, 이번에 정준양 전 회장까지 검찰수사를 받게 되면서 역대 포스코 회장 모두가 정권의 외풍을 맞은 셈이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포스코 회장은 임기 3년에 연임이 가능합니다.

1990년 민영화 이후 초대 박태준 회장이 김영삼 대통령의 눈밖에 나 중도 사퇴했는데, 역대 회장들 모두 임기를 제대로 못 채우고 대부분 중도에 물러났습니다.

검찰수사나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불명예 퇴진을 하기도 했는데, 정준양 회장의 경우 이미 이번 정권 들어 눈밖에 났다는 신호가 왔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대통령이 10대그룹 총수와 회동을 하는데 재계 1위부터 8위, 9위까지 다 있는데, 6위였던 포스코 회장만 없었습니다.

이후에도 사퇴압박에 시달리다 결국 물러났는데 이제는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된 것입니다.

[앵커]

글쎄요, 그 자리에 깜박하고 안 불렀을리는 없는 것 같고. 안 불렀다는 그 자체가 하나의 신호다, 이렇게 받아들인 모양이군요. 그런데 포스코엔 정부 지분이 없잖아요? 없는데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게… 그게 오늘 주제이긴 합니다마는.

[기자]

네, 정부 지분이 없고요.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국민연금이 지분율 8.26%로 최대주주고 외국인과 개인, 기관들이 골고루 나눠 가지고 있습니다.

지분상으로 보면 공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그런데 국민연금관리공단이 보건복지부 산하의 준정부기관이잖아요? 최대 주주니까 그걸 통해서 지배한다고 볼 수도 있는 건가요?

[기자]

그런데 국민연금 같은 경우 포스코뿐만 아니라 KB그룹이나 네이버 등도 최대 주주입니다. 현대차나 삼성전자 같은 경우는 지분율 5% 이상의 주요주주거든요.

하지만 국민연금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한 적은 아직 없어서, 정부가 국민연금을 통해 직접 영향력을 미쳤다고 보긴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럼 어떤 방법이 있느냐? 정준양 전 회장의 경우 5년 전 원래 내부적으로 다른 인물이 내정돼 있다가 MB정권의 실세들이 개입하면서 갑자기 회장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런 과정에서 세무조사나 검찰수사가 효과적인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기업에선 "이 문제로 조직이 흔들리느니, 그냥 정권이 정한 사람 세우자" 하게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이런 기업들이 정권을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도 있는데, 전문가 이야기로 들어보시죠.

[정선섭 대표/재벌닷컴 : 포스코는 민영화된 기업이긴 하지만, 현재 산자부의 통제를 받고 있고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점 때문에… KT가 방통위의 통제를 받고 있고 또 우리나라 금융기관들도 대부분 금융위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은 공적인 목적 때문에 그렇게 되는데…]

그러니까 이런 기업들이 정부 정책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보니 실질적으로 정권이 경영권을 행사할 여지가 있다는 거죠.

[앵커]

기업 입장에서도 아무튼 여태까지 얘기는 그런 여러 가지 요인 때문에 이른바 반란을 일으키기는 어렵다, 이런 얘기군요. 그런데 글쎄요, 정부가 그렇다면 이렇게 개입하는 것은 괜히 무슨 여가선용으로 개입할리는 없지 않습니까? 뭔가 얻는 게 있으니까 개입하는 거겠죠. 그건 어떻게 됩니까?

[기자]

많은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는데, 구체적인 떡고물이 뭔지 콕 집어 이야기 하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지금 정 전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대로 누군가를 위한 비자금을 조성했다든지, 자원외교 관련 기업을 비싼 값 주고 인수한 것 등이 사실이라면 이런 부분에서 정권이 이득을 얻을 수도 있겠죠.

또 포스코 그룹의 경우 계열사가 70여 개, 외주 협력업체만 100여 곳입니다. 이와 관련해 정권이 챙겨줄 수 있는 자리도 그만큼 많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그런데 아무튼 저희가 아까 처음에 지적했습니다마는 여기 회장들이 그야말로 곱게 물러난 적이 한 번도 없다, 좋은 모습으로. 그리고 회장이든 CEO든 정부 눈치를 자꾸 보게 되고 정부가 하자고 하는 대로 하면 아무리 처음에 튼튼했던 기업도 흔들리는 거 아닐까요?

[기자]

포스코의 재무상태를 좀 살펴보면, 2008년 41조7천억원이었던 포스코 매출이 2013년 61조대로 올랐습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17%에서 5%로 확 줄었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신용등급도 S&P 기준으로 A에서 BBB+로 떨어졌고 세계 1위 철강기업이던 위상도 6위로 떨어졌습니다. 물론 외부환경 탓도 있겠지만, 이 부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지 전문가에게 들어봤습니다.

[김용진 교수/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 그게 정부사업을 지원한다고 여기저기 나가서 난리를 처대는 상황이 되고, 쓸데없는 인수합병 하느라 힘을 다 빼니… 포스코가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면 우리나라 전체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겁니다. 전반적으로 이게 정권이 개입을 하면서 자기 마음대로 주물럭거리게 되는 구조가 되면 그런 현상이 벌어진다는 거죠.]

[앵커]

포스코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이런 상징성, 비단 상징성뿐만 아니라 실제적으로도 차지하는 그 비율이 굉장히 큰데요. 이렇게 계속 흔들리면 분명히 그건 안 좋은 것이고 그렇다면 글쎄요, 팩트체크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기는 좀 어려울지 모르겠으나 무엇이 해결책이라고 봐야 될까요.

[기자]

지금 보시는 사진, 1970년 박태준 전 회장이 박정희 대통령에게 받은 문서입니다.

포항제철 설비 구매 과정에서 정치인들이 하도 리베이트 챙기려고 압력 넣자 박 대통령에게 건의해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소신껏 처리하라"는 친필 서명을 받은 건데, 일종의 '종이 마패'였던 셈이죠.

지금 포스코를 둘러싼 의혹들, 어쩌면 그동안 정권이 자초한 건데, 이런 반복되는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선 정권이 이제 그만 포스코를 놔주겠다, 먼저 이런 종이 마패를 써줘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정권이 먼저 종이 마패를 써줘야 한다… 가능할까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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