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완구 후보자와 기자들의 대화가 담긴 녹음 파일은 오늘(10일) 청문회의 가장 뜨거운 쟁점이었다고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내용을 공개해서 후보자의 언론관을 검증해야 한다는 야당, 부적절하게 녹음한 내용이 공개돼서는 안 된다는 여당이 치열하게 맞붙었습니다. 결국, 전격 공개되면서 청문회가 격랑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조익신 기자가 그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기자]
문제의 녹음파일은 지난달 27일 이완구 후보자가 취재기자 4명과 점심식사 자리에서 나눈 대화를 한 기자가 녹음한 겁니다.
언론 외압 의혹이 일부 공개된 상황이어서 청문회 시작부터 추가 공개를 놓고 여야가 맞붙었습니다.
[이장우 의원/새누리당 : 불법적으로 취득한 내용을, 파일을 공개한다 이거야말로 국회에서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봅니다.]
[진성준 의원/새정치연합 : 후보자의 중대한 인식에 관한 문제를 지금 이 자리에서 확인하자는 것인데, 인사청문특위의 고유의 권한이자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완구 후보자는 언론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이완구/국무총리 후보자 : 아무려면 제가 청문회 통과 여부를 떠나서, 제 정책소신, 그리고 제 인격, 제 나름대로의 모든 걸 걸고 그렇게 얘기했을 리가 있겠습니까? 그런 녹취록 있으면 공개해주십쇼.]
대치 끝에 새정치연합 청문위원들이 국회 정론관으로 자리를 옮겨 녹음 파일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이완구 총리 후보자/녹음파일 : 언론인들 내가 대학 총장도 만들어 주고. 나, 언론인 지금 이래 살아요. 내 친구도 대학 만든 놈들 있으니까 교수도 만들어 주고, 총장도 만들어 주고…]
언론 회유와 대학 외압으로 비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김영란법 처리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집니다.
[이완구 총리 후보자/녹음파일 : 김영란법에 기자들이 초비상이거든. 당해봐. 내가 이번에 통과시켜버려야겠어. 이것들 웃기는 놈들 아니여 이거. 지들 아마 검경에 불려다니면 막 소리 지를 거야.]
김영란법은 언론을 규제 대상으로 넣을지 말지를 놓고 막판 논쟁이 뜨겁습니다.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이 후보자는 발언을 번복하는 듯한 해명을 내놨습니다.
[이완구 총리 후보자 : 사실과 다른 기사가 나서 제가 좀 흥분했던 것 같습니다. 의도를 가지고 한 얘기는 아닙니다, 상황 자체가. 제가 뭘 얘기했는지 기억하기가 대단히 어렵고 해서…]
이후 청문회에서 여당은 녹음 내용이 편집됐다고 주장했고, 야당이 이에 항의하면서 청문회는 다시 정회됐습니다.
새정치연합은 인사청문회의 상황에 따라 녹음파일 내용을 추가로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