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안다고 다 얘기하느냐" 누구한테 한 얘기냐 하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한 말입니다. 회고록을 정면으로 비판한 건데요. 이례적인 일입니다. 남북관계가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전임 대통령이 도움은커녕 일을 더 꼬이게 하고 있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정용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남북 접촉 과정의 숨겨진 얘기가 고스란히 담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해 "그렇게 말씀해선 안된다. 알고 있다고 다 얘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회고록이 공개된 지 9일 만입니다.
현직 장관이 나서 전직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건 매우 이례적입니다.
통일부는 남북관계에 미칠 파문을 고려한 듯 말을 아껴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서면서 이미 남북대화의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임 대통령의 비사 공개가 대북정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현 정부의 비판 기류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류 장관은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통일부를 외교부에 흡수시키려 했던 상황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습니다.
"직원들이 그때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본부 직원 80명의 옷을 벗겼다"며 통일부의 불만 정서를 전했습니다.
현 정부 장관이 전직 대통령을 직설적인 표현으로 비판하고 나서면서 회고록을 둘러싼 파장이 다시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