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가운데 고소득 자영업자들은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감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감추는 액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득이 훤히 드러나는 유리 지갑 직장인들과 묵묵히 세금을 내는 자영업자들이 들으면 정말 화날 소식인데요, 이 상황에서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세금 꼬박꼬박 내는 사람들은 잘 압니다.
이정엽 기자입니다.
[기자]
고급 성형외과가 모여 있는 서울 강남의 한 거리.
한 곳을 들러 줄잡아 천만원을 넘나드는 안면 윤곽 수술 비용을 물어봤습니다.
[성형외과 관계자 : 이벤트라서 저렴하게 해 드리는 거예요. 원래 이벤트 가격은 현금 가격이에요.]
현금을 내면 깎아 준다는 뜻입니다.
수술비를 덜 받더라도 현금을 받아 소득을 숨기면 그만큼 세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은 고소득 자영업자들은 소득의 절반 가까이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감추는 소득의 비율이 최근 5년 사이 7%포인트나 증가했습니다.
애초에 소득을 숨길 방법이 없는 유리지갑 직장인들과 비교되는 대목입니다.
[김지아/강남구 역삼동 : 부당한 것 같아요, 제도의 실효성이 많이 떨어지지 않나 제도의 목적에 맞지 않게…]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는 정부 정책과도 정면 배치됩니다.
[김선택 회장/한국납세자연맹 : 지하경제율을 낮춰서 국세청의 소득 포착율을 높이는 제도적인 개혁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번 연말정산에서 세금을 더 낼 것으로 추정되는 국민은 최소 110만명.
들끓는 민심을 가라앉히려면 고소득자의 탈세 관행부터 뿌리 뽑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