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이웃 나라 중국은 이걸 기회로 석유를 대량으로 사들여 비축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도 싼 가격에 석유를 사서 모아둘 좋은 기회 같은데,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어찌 된 영문일까요?
이정엽 기자입니다.
[기자]
지금 제 뒤로 보이는 저장 탱크가 비상 상황을 대비해 석유를 담아두는 석유 비축 기지입니다.
이곳 평택을 비롯해 우리나라엔 모두 9곳에 석유 비축 기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총 1억 4천 6백만 배럴을 저장할 수 있는데 지난해 6월 기준으로 1억 6백만 배럴이 비축돼 있습니다.
유가가 반년 사이 반 토막 난 지금이 비축 물량을 늘릴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런데 싼 값에 석유를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습니다.
지난해 1004억원이던 비축유 예산이 올해 되레 549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기 때문입니다.
비축 시설도 당분간 크게 늘릴 계획이 없어 앞으로 예산이 새로 생겨도 물량확보에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는 유가가 원래 급변하기 때문에, 싸다고 많이 사는 게 아니라 안정적인 비축 전략을 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해 10월 사상 최대 물량인 1800만 배럴을 사들이는 등 시장 상황에 맞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비축 물량도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습니다.
[주원/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장 : 물량 확보가 중요하고요. 정부 정책들이 가격이나 대외 여건에 따라서 유연성을 가져야 합니다.]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우리 현실에 맞게 비축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