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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축구선수 김병지 "경기장에 서면 나이 잊고 똑같다"

입력 2014-12-02 22:02 수정 2016-03-0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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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축구 이야기를 좀 더 이어가겠습니다. 이번에는 좋은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축구 선수들의 기량이 가장 빼어난 나이는 몇 살 정도일까요? 대개 20대 초반 정도라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은데, 마흔넷, 우리 세는 나이로 치자면 마흔다섯, 여섯 되는 나이로 여전히 현역에서 뛰는 선수가 있습니다. 경기력 역시, 전성기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바로 최고령 K리거. 꽁지머리, 김병지 선수입니다. 살아있는 전설, 누구는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오늘(2일) 스튜디오에 나와주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안녕하세요.]

[앵커]

꽁지는 아니시네요. 멀리서 오셨죠?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네, 광양에서 왔습니다.]

[앵커]

지금? (네.) 몇 시간 걸렸습니까?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오는 시간 5시간이 걸렸는데요. 시간 맞추려고 중간에 쉬지도 못하고 일단 먼저 와서 기다렸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순전히 이 인터뷰를 위해서 오셨나요? 아이고, 이거 죄송합니다. 전화로 할 걸 그랬습니다. (그러신가요?) 그래도 이렇게 직접 뵈니까 좋네요.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저도 좋습니다.]

[앵커]

노장은 살아 있다라는 말로 수상소감을 말씀하셨습니다. 그 특별상을 받으신 게 K리그 2014년. 올해 모든 경기에 1분도 빼놓지 않고 출전을 하셨나요?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네. 그렇게 해서 주는 상이 특별상입니다.]

[앵커]

그래서요? (네.) 그 팀에는 대신할 선수가 없습니까?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아니요. 가능성 있는 선수들은 있는데요. 시즌을 치르다 보니 마지막까지 아주 격렬하게 치러왔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이 안정권에 들었지만 상대팀들이 이제 아주 치열하게 강등권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런 전투적인 경기를 치렀는데요. 저희들이 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그런 어떤 일념하에…]

[앵커]

그래서 내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 혹시 후배들이 서운해하지 않을까요?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서운해하겠죠. 그렇지만 그런 시간들을 잘 견뎌서 훌륭한 선수들로 성장해서 지금 현장에서 뛰는 선수들도 있고요. 지금은 저보다 더 현재는 유명한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앵커]

하여간 후배들한테는 좋은 귀감이 되는 건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최고령 출전기록은 물론 세우신 거고. 그러니까 44세 7개월 14일의 나이로 11월 22일에 최고령 출전기록을 세우셨습니다. 지금부터는 경기에만 나가면 그게 바로 기록을 깨는 거잖아요, 매번. 그런 상황이 된 거죠?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구단 측에서 이벤트 별로 안 해 줬다면서요. 연맹에서도 안 해 주고.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연맹에서 조금 해 줬고요. 그다음 경기에 전남드래곤즈 사장님께서 성대하게 치러주셔서요. 아쉬움, 부담은 다 날려버렸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그런데 대개 세는 나이, 우리 나이로는 마흔여섯인가요?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마흔다섯…]

[앵커]

대개 그 정도의 연배가 되면 다 들어앉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보도국의 기자들도 그 정도 나이면 부장하려고 하지 나가서 뛰려고 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 이유가 저도 안 들어봐서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아마 이런 걸 겁니다. 나가면 다른 사 기자들은 다 젊은데. 내가 지금 좀 그렇다, 민망하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인 느낌이 혹시 들지 않습니까?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경기장에서는 똑같아요.]

[앵커]

그런가요?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생각할 때는 있어요. 20대 때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는 게 선수였다라고 생각하면 30대 중후반부터는 좀 달랐어요. 어떤 사명감이라든지 또 후배들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된다든지 그런 게 저를…]

[앵커]

혹시 말이죠. 제가 지금 곤란한 질문만 던지고 있는데 상대 선수들이 김병지 선배가 지키고 있는 골망 앞에 오면 좀 위축돼서 좀 넣을 골도 못 넣고 그런 건 있지 않을까요.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예를 들어서 경기 중에 프리킥이 나온다든지 페널티킥이 나면 심리적인 동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경험 많으니까. 많은 수를 가지고 있는 선수이니까 어떻게 쳐야 될까.]

[앵커]

그게 아니라 인간적으로 좀 어려워요. 예전에 제가 어느 선수라고 말씀 안 드리겠는데 유명한 축구 골키퍼가 있었는데 욕을 그렇게 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대 선수가 오면 육두문자를 막 써서 뛰어오다가도 멈칫하게 만드는 그래서 아주 유능한 골키퍼가 됐다, 이런 얘기도 들리던데 그런 건 아니겠죠?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내년부터 조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앵커]

알겠습니다. 잘 받아넘기십니다. 지난 7월에 히딩크 감독하고 다시 만났습니다. 재회했죠. 그리고 K리그 올스타전에서 박지성 선수도 물론 같이 했고 그때 옛날에 그 유명했던 장면을 재연하셨더군요. 골키퍼가 왜 하프라인까지 뛰어나가는 드리블해서 뛰어나가는 장면 그게 파라과이전, 그 유명한 장면인데 화면 준비돼 있습니다. 잠깐 보여드릴 텐데 이렇게 뛰어나가십니다. 그래서 이른바 골 넣는 골키퍼로 명성을 떨치기는 했으나 문제는 저 경기 때문에 히딩크 감독의 눈 밖에 났다, 이런 평가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월드컵 때는 이운재 선수한테 그만 자리를 뺏기셔서. 그렇게 된 게 맞습니까?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조금 좋지 않은 영향은 줬겠죠. 그렇지만 그때 잘못했다고 얘기를 드렸고 그랬었는데 어떻게 보면 저 장면이 저한테는 큰 어려움이자 트라우마일 수도 있거든요. 어떻게든 극복했어야 했었고 또 그런 과정을 통해서 많이 성숙해졌었어요. 어떻게 보면 그 힘들었던 어떤 과정들을 이겨냈기 때문에 지금 현재 선수생활하고 있고 그때의 어떤 잘못된 부분들을 잘 보완했기 때문에 선수로서…]

[앵커]

지난 7월에 히딩크 감독 앞에서 그대로 재연한 건 뭐랄까요. 유머로써 승화시킨 그런 장면이라고 봐야 될까요?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안 좋게 평가하시는 팬들도 많이 계셨어요. 이럴 때 좀 재미있게 이렇게 넘기면 팬들께서도 좋은 생각 많이 해 주시지 않았을까.]

[앵커]

대부분 그렇게 하셨을 겁니다. 그때 히딩크 감독의 반응이 뭐였는지는 혹시 들으셨습니까?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제스처는 제가 충분히 봤는데요. 그때만큼은 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제가 조금 했습니다.]

[앵커]

오 마이 갓이라고 했다고 들었습니다. 23년째 몸무게가 78kg이고 축구를 위해서 술, 담배도 일절 안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이죠. 그러면 무슨 재미로 사십니까?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축구하는 재미로 살죠.]

[앵커]

오로지.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식사를 하고 먹고 아이들하고 시간을 보내고 하는 게 다 훈련과 경기를 위하는 스케줄에 다 맞추고요. 축구선수니까 또 당연히 그렇게 했었는데 쉽지만은 않은 그런 시간들이었지만 또 적응하다 보니까 또 나름 또 즐기면서 이렇게 운동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좌우명이 '내 뒤에 공은 없다'입니다. 골키퍼로서 그건 당연한 좌우명일 수 있습니다. 내 뒤에 공이 있는 경우는 느낌은 어떻습니까, 그러면.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골키퍼의 직업이죠. 막기도 하지만 먹어야만 되는 포지션이 골키퍼니까요. 내 뒤에 공은 없다라는 글귀를 새길 때 어릴 때는 골키퍼를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건 숙명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필드에서 골키퍼를 하는 순간만큼은 사명감이었으니까요. 제 뒤에 공이 있으면 팀적으로 승리하기가 힘들잖아요. 어쨌든 지켜야 한다는 그런 사명감이…]

[앵커]

알겠습니다. 많은 선수들이 롤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더 열심히 뛰어주시기 바랍니다.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네.]

[앵커]

제가 언제 은퇴하시겠습니까라는 뻔한 질문은 안 드리겠습니다. 그냥 계속 좀 뛰어주십시오.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앵커]

다시 5시간을 달려가셔야겠네요. 고맙습니다, 이렇게 먼 데 나와주셔서.

[김병지 축구선수/전남 드래곤즈 : 고맙습니다.]

[앵커]

김병지 선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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