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게 다가 아닙니다. 대다수의 농심 대리점주들이 한 시중은행에서 이른바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었는데요. 일부 대리점주의 경우 본인이 은행에 가지도 않았는데 통장이 개설됐고, 농심은 이 통장에서 꼬박꼬박 물품 대금을 뽑아가고 있었습니다.
윤정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농심은 처음 대리점 계약을 맺는 점주들에게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 것을 권합니다.
매월 떼어가는 물품 대금을 이 통장에서 가져가겠다는 의도입니다.
하지만 대출 과정부터 문제입니다.
한 대리점주의 동의를 받아 대출확인서를 떼봤습니다.
이 점주는 마이너스통장 개설 당시 은행에 가지도 않았고, 심지어 통장 개설에 쓴 사인이나 도장은 농심 영업부 직원 것입니다.
명백한 불법행위입니다.
[통장 개설 은행 관계자 : (대출관련) 서류는 저희들이 보관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불법대출 같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농심 측은 회사와 상관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농심 관계자 : 거래당사자는 00은행과 대리점주예요. (마이너스 통장 대출)약정을 맺고 안 맺고는 00은행과 그분(대리점주)이 하는 겁니다.]
하지만 거래 내역을 보면, 아무 관계가 없다는 농심이 통장에서 직접 돈을 빼 간 것이 확인됩니다.
연 6%의 대출 이자는 당연히 대리점주 몫입니다.
대다수 대리점주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일을 그만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모씨/농심 대리점 주인 : (주변에서 억울하면) '안하면 되지' 그래요. 안 하면 (마이너스 통장 때문에) 바로 신용불량자인데? 파산해야 하는데?]
약자인 대리점주들에게 희생을 강요해온 농심.
그 덫에 빠진 대리점주들의 미래가 위태로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