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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해수부 수색작업 갈등…수색에도 컨트롤타워 부재

입력 2014-07-1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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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진도 팽목항에서 매일 수색 상황을 취재하다 80여일 만에 돌아온 서복현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서 기자, 해경이 지휘를 하면서 정작 해경은 잠수를 안 하고 수색 지휘만 하는 건가요?

[기자]

네, 결과적으로 그렇습니다. 잠수 방식이 바뀌면서 해경이 수중 수색에서는 빠진 건데요.

기존의 표면 공기공급 방식은 30분가량만 잠수할 수 있는 반면, 새로 도입된 나이트록스는 1시간 이상 잠수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산소 중독증 등 위험 우려가 크다고 하는데요.

해경은 이런 새 방식에 익숙지 않다는 이유로 수중 수색에는 빠진 상황입니다.

[앵커]

이 수색 방식은 어떻게 해서 결정된 건가요? 해경의 의견입니까?

[기자]

큰 틀에서 보면 범정부사고대책본부 결정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다릅니다.

이 방식은 88수중이라는 민간 업체가 언딘을 대신해, 선체 중앙과 선미 쪽까지 수색을 맡으면서 도입된 건데요.

88수중에 수색을 맡기자는 의견은 해수부가 주도적으로 냈고, 해경은 부정적인 입장이었다고 합니다.

결국, 해수부가 주도적으로 낸 의견에, 해경이 잠수에서 빠지게 된 양상입니다.

[앵커]

범대본 내에 있는 해경과 해수부 간에 의견 차이가 있었다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언딘을 배제하는 것은 해경과 해수부 모두 동의했지만, 새로운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을 놓고 서로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해경은 공모를 통해 새 업체를 선정하고 잠수 방식을 결정하자는 입장이었고, 반면 해수부는 88수중이라는 업체에 맡기자는 의견을 냈다고 합니다.

해경에서는 선미 쪽을 맡고 있는 88수중이 작업을 기한 내 끝내지 못했고, 민간 잠수사 사망 사고까지 났다는 이유로 업체를 공모하자는 의견이었는데요.

그런데 해수부는 굽히지 않았고, 이미 이주영 해수부 장관이 허락했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결국 해수부의 주장대로 88수중이라는 업체가 수색을 맡게 됐고, 잠수 방식도 바뀌게 된 겁니다.

[앵커]

해경과 해수부는 각각 업무 분담이 돼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범대본 본부장이긴 하지만, 수색 현장은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지휘하고 있습니다.

수색 현장은 해경이 맡고, 해수부는 수색 지원 업무를 하며 장비 도입이나 업체 선정에도 관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장비나 업체 선정은 수색 현장과 따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업무 분담을 떠나 상호 유기적인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에서 마찰이 있다면, 당연히 수색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례가 비단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앵커]

그동안 이런 일들이 있었다는 건가요?

[기자]

네, 앞서 원격무인탐색기, 그러니까 ROV는 해수부가 주도해 투입하려 했고, 투입된다는 보도자료까지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그런데 결국 현장 여건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투입이 안 됐습니다.

또 지난 5월 달에 먼저 들어왔던 88수중이란 업체가 선미 쪽 장애물 제거 작업을 했는데, 업체가 선정돼 투입되기 하루 전까지도 해경은 모르고 있었다는 황당한 얘기도 나옵니다.

먼 얘기가 아닙니다. 조금 전 김관 기자의 보도에서 보셨던 재호흡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JTBC가 입수한 해경 내부 문건 일부인데요. 여기 보시면 입수 과정이 설명돼 있는데, 해경 자체적으로도 이 내용이 맞는다면 '미국 잠수팀은 해수부에 요구사항을 요청했다', '가족들은 해수부에 사전 협의를 하지 않고 현장 검증 잠수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며 반발했다'.

또 리브리더 도입과정을 보면 역시 해수부만 등장하고 해경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크게 두 가지를 알 수 있는데요, 이 얘기는 재호흡기라는 새로운 잠수 방식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해경과 상의는 거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되겠고요.

더 황당한 부분은 문건을 보면 결국 재호흡기 검증 잠수에 실패하자, 해경은 책임 전가 가능성을 우려하며 정보 파악을 해야 한다는 내용도 나옵니다.

같은 범대본에 속해 있으면서도 따로 움직이고, 책임 전가를 우려하고, 또 별도로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고 하는 걸 보면 사실상 사전 내부 조율이 안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미국팀이 왔다가 결국 다시 돌아갔는데, 그 과정에서 해경에 원망 섞인 말을 좀 많이 하고 갔습니다. 그럼 해수부가 미국팀이 오는 것을 주도하고 해경은 협조적이지 않았다고 해석되는 건가요?

[기자]

해경이 협조적이냐, 해수부가 협조적이지 않으냐 이런 부분은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할 텐데요. 일단 해경 입장에서는 사전에 바지선 문제가 가장 컸습니다. 바지선을 100m 빼달라는 얘기는 현장을 주도하고 있는 해경과 사전 조율이 돼야 했는데요, 해수부가 그런 요청을 받았다면 사전에 해경과 조율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런 과정이 잘 안 됐다는 거겠지요.

[앵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건가요?

[기자]

제가 진도 현장 취재에 간 다음날, 그러니까 4월 18일 본부가 너무 많고 콘트롤 타워가 없다는 보도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여전히 같은 상황이 재현되고 있는 겁니다.

범대본에 속해 있는 이주영 해수부장관이 본부장을 맡고 있지만, 수색 현장은 해경청장이 지휘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장과 업무 지원을 하는 해수부 간의 마찰이 계속 빚어지고 있고 조율이 안 되는 거죠.

또 얼마 전에는 투입 인력을 줄이겠다는 해군의 자체 계획까지 알려져 논란이 됐는데요.

이렇게 해군, 해경, 해수부가 같이 활동하고 있는데, 안에서는 별개로 움직이면서 조율이 안 되고 마찰이 빚어지다 보니 실종자 가족들의 혼란과 답답함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서복현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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