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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썰]'애 보험 들었는지 봐라'...두 번 상처 받은 발달장애인의 엄마

입력 2021-04-12 14:22 수정 2021-04-12 16:41

고 장준호씨 90일만에 시신으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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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준호씨 90일만에 시신으로 발견

[취재썰]'애 보험 들었는지 봐라'...두 번 상처 받은 발달장애인의 엄마 JTBC 뉴스룸 영상 캡쳐

지난해 12월 28일 한강 둘레길에서 발달장애인 고 장준호 씨가 실종됐습니다. 장 씨는 코로나 19로 시설에 나가지 못해 집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산책을 나갔다가 어머니와 헤어진 겁니다. 
 
장 씨 어머니는 아들을 찾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장 씨는 90일 만에 일산 대교 인근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어렵게 장 씨 어머니와 통화가 이뤄졌습니다. 

2분의 짧은 방송 리포트로 전하지 못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 "애 보험 들었는지 보라" 댓글…엄마의 억장은 또 무너졌다 〉
 


 
[취재썰]'애 보험 들었는지 봐라'...두 번 상처 받은 발달장애인의 엄마 JTBC 뉴스룸 영상 캡쳐

장 씨 실종 이후 쏟아진 기사의 댓글들은 어머니에게 상처가 됐습니다. 
 
"왜 애는 얇게 입혀서 날씨도 그렇게 추웠다는데 인적 드문 곳으로 끌고 갔느냐. 
엄마를 조사해봐라. 애 보험 들었는지 봐라 하는데...장애인은 보험도 안 들어줘요."

 
어머니는 아들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발달 장애인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열변을 토했습니다. 다른 발달장애인 가족과 부모가 더는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장 씨 어머니는 먼저 발달장애인들을 집안에만 둬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발달장애인일수록 "더 사회화 훈련을 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배움의 기회를 가져야죠. 저희 아이들도 교육하면 좋아져요. 따가운 눈총이 아니라 조금만 배려해주길 원하는 건데...더 데리고 나가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서 외식을 시키고 여행을 가야죠."

발달장애인을 위한 실종시스템도 세심하게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겪어보니까 너무 안타까웠어요. (준호를 잃고도) 그냥 이렇게 흐지부지 넘어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인식표를 달았으면 찾지 않았느냐 하는데...저희 (발달장애) 아이들은 좀 이상하잖아요. 사람들이 두려워해요. 겁나고. 덩치고 크고 말도 못 하는데 누가 와서 관심 가져주지 않는단 말이에요. 다 피해요. 그러니까 길을 잃었어도 누구 하나가 도움을 청할 수도 없고."


 
발달장애인들은 낯선 사람들과는 의사소통이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인식표'를 달고 있어도 길을 잃어버렸을 때 주변의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단 겁니다. 준호씨 어머니는 아들이 들렀을 만한 곳의 CCTV를 찾아다녔습니다. CCTV를 보려면 신청과 승인에 이틀 이상 걸렸습니다. 그러는 사이 실종 '골든 타임'은 지나가 버렸습니다.
 
 
"도로에 찍힌 건 시 관할이라 보여 주질 않고, 시에서 그걸 봐줄 사람은 경찰이 다시 가서 봐야 하고. 인력은 한두 사람인데. 그 많은 CCTV를 동시 다발적으로 어떻게 보겠어요."

 
[취재썰]'애 보험 들었는지 봐라'...두 번 상처 받은 발달장애인의 엄마 고 장준호 씨 실종당일 CCTV 캡쳐

준호 씨 어머니는 아들의 실종 직후 '재난 문자' 아이디어를 생각했다고 합니다. 
 
재난 문자를 보고 준호 씨의 인상착의를 본 누군가 연락을 줄 수도 있지 않겠나 싶었던 겁니다. 그러나 재난 문자를 송출할 수 있는 법령이나 근거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재난 문자를 지역 시민들이라도 빨리 볼 수 있게 좀 했으면 좋겠는데 그런 것도 없었고..."
 
 
준호 씨 실종 이후 변화도 있긴 했습니다. 
 
해당 지자체에서는 관련 메뉴얼을 배포하고 또 발달 장애인이 실종됐을 때 추적할 수 있는 GPS 사업 계획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어머니는 준호 씨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취재썰]'애 보험 들었는지 봐라'...두 번 상처 받은 발달장애인의 엄마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고 장준호씨 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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