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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총격, 한국은 방화로?…급증하는 '분노 테러'

입력 2022-06-13 20:22 수정 2022-06-13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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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방화 범죄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방화 10건 중 4건이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려고 저지르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미국의 총기 테러처럼 우리도 이 방화 범죄, 더욱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합니다.

백희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의 한 건물입니다.

아직도 곳곳에 불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20년 동안 식당을 해온 유승만 씨는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유승만/피해 상인 : 어느 날 갑자기 화재가 일어나고 자가 영업장을 잃었기 때문에 전혀 대책을 세울 수 없었고 현재는 생계가 막막합니다.]

불이 난 건 지난 4월.

한 30대 남성이 하룻밤 사이 유씨 식당 등 건물 두 곳에 불을 질러 한 명이 숨졌습니다.

구속된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답답한 삶에 화가 나 불을 질렀다"고 밝혔습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우발적인 방화는 같은 달 경기도 시흥에서도 일어났습니다.

술에 취한 중국 국적의 불법체류자가 3시간 동안 4곳에 불을 지른 겁니다.

피해 상인들은 아직 그날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피해 상인 : 벌벌벌 떨렸죠, 뭐. 아직 (잔해를) 못 치우고 있어요. 보험은 (신청을) 했는데 나오는 게 터무니없으니까.]

경찰청에 따르면 2020년 발생한 1196건의 방화 사건 중 519건이 우발적인 방화였습니다.

방화 10건 중 4건이 자신의 분노를 사회로 표출하는 증오 범죄라는 분석입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분노의 방향이 잘못 뒤틀린 거죠. 반사회적인 형태로. (분노가) 퍼지고 있다, 방화 범죄로.]

지난 9일 발생한 대구 화재 방화범은 평소에도 채무관계자에게 등유 사진을 문자로 보내거나 불을 지른 사무실에도 여러 차례 협박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분양대행사 관계자 : '기다리고 있어라, 내가 연장 칼 가지고 죽인다' 그러고. 그런 걸 직원들에게 전화해서.]

이 때문에 미국 총기 테러처럼 사회적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배상훈/프로파일러 : 미국은 총기가 자유로운 국가니까 총기난사 혹은 폭탄테러로 가고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적은 힘을 들이고 다수의 공포를 줄 수 있는 방법은 방화죠.]

대규모 인명 피해를 일으키는 방화 범죄에 대해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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