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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기살인' 김상경 "흥행 보장 못해도…세상에 꼭 필요한 영화"

입력 2022-04-21 20:41 수정 2022-04-21 22:22

김상경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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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경 배우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뉴스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오대영


[앵커]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 되는 사건입니다. 내 아이, 내 가족을 생각해서 살균제를 산 소비자는 결국 내 책임이라고 가슴을 칩니다. 그런데 정작 이 얘기를 해야 할 사람들은 그 말을 안 합니다. 그동안 저희가 뉴스로 이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영화 공기살인의 주연 배우 김상경 씨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상경/배우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앵커] 

반갑습니다. 이번에도 굉장히 어려운 역할을 맡으신 것 같아요. 

[김상경/배우 : 제가 우연치 않게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굵직굵직한 큰 사건을 다룬 실화를 찍게 됐는데요. 공기살인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다룬 영화입니다.] 

[앵커] 

정태훈이라는 주인공의 역할이 의사인 동시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가족이죠. 

[김상경/배우 : 그렇죠. 저의 아이가 피해를 당하고요. 영화를 보시면 제 아내도 피해를 겪게 되는 그런 역할이죠. 그러니까 그러면서도 사건을 파헤치는 또 약간 수사하는 형사 같은 느낌인데 직업은 의사입니다.]

[앵커] 

파헤치는 역할은 이번에도 있군요.

[김상경/배우 : 그렇죠.]

[앵커]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흥행은 보장을 못 하더라도 창피하지 않은 영화를 만들어보겠다, 이게 어떤 의미일까요?

[김상경/배우 : 흥행이야 어떤 배우든 상업영화가 됐든 이렇게 실화를 다룬 영화가 됐든 보장할 수는 없죠. 그런데 사회적으로 무게가 있는 사건을 다룰 때는 아무래도 조금 관객분들이 그 무게감 때문에 좀 안 오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저희 만드는 사람끼리는 무슨 생각을 했냐면 제가 스태프들한테 한 얘기인데 세상에 영화들이 여러 가지 영화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젊었을 때 마음에 안 든 영화도 있었지만 지나 보니까 다 필요하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스태프들한테 그런 얘기 했습니다. 이 세상에는 필요 없는 영화는 없다. 하지만 우리 영화는 꼭 필요한 영화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앵커] 

공기살인이라는 영화가 굳이 따지자면 재난영화에 가깝습니까? 아니면 범죄영화에 가깝습니까? 왜냐하면 그 정의에 따라서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좀 다를 것 같습니다.

[김상경/배우 : 그러니까 이런 질문을 제가 받아서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보니까 재난이 그러니까 어떤 홍수나 지진이나 대형 사건. 화재 사건이나 그걸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하는데 그런 거에 비춰보면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자 규모를 보면 재난도 되는 것 같고요. 또 그분들로 인해서 몇몇 회사의 대표들은 또 징역형을 살기도 했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는 재난 범죄 영화가 아닐까.]

[앵커] 

재난 범죄?

[김상경/배우 : 두 가지 다 되는 것 같아요.]

[앵커] 

앞서 저희가 기사로 전해 드리기는 했는데 피해구제조정안이 기업들이 거부해서 합의가 안 됐습니다. 기업의 권력의 거대함을 영화에서도 다루셨는데 배우로서 보기에 이 참사의 가장 답답한 부분은 뭐였을까요?

[김상경/배우 : 제가 본 자료 중에 중간에 그런 얘기를 본 적이 있어요. 그러니까 환경부에서 그 조사를 하는데 피해를 본 사람한테 직접 내가 피해 본 걸 증명하라는 식으로 하는 게 저는 가장 안타까웠고 저보다는 감독. 조용선 감독의 얘기를 전하고 싶은데 1994년도에 성수대교가 무너질 무렵에 이 제품이 세계 최초, 국내 유일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면서 팔렸거든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나라에는 한 병도 수출하지 못했습니다. 그 얘기는 조용선 감독은 그러는 거죠. 외국에 수출을 못 할 정도의 제품이라면 분명히 문제가 있었을 텐데 그걸 관계자들이 조금 너무 등한시하지 않았느냐. 그래서 더 답답함을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앵커] 

이게 기업의 비리를 파헤치고 고발하는 성격의 영화이기도 한데 그래서 이런 궁금증도 들었습니다.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혹시나 장애물은 없었을까라고요.

[김상경/배우 : 감독이 조용선 감독이 준비한 기간도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요. 그리고 그 중간중간에 굉장히 많은 수정고가 나왔어요. 버전이 97개 정도 나왔다고 하거든요. 그 정도로 계속 일이 지지부진했고 기업 쪽에서도 워낙 일반 사람들에 비해서 거대 규모의 힘이기 때문에 소송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아무래도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영화 출연 전에도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셨나요?

[김상경/배우 : 아니, 저도 뭐라고 할까요. 일반 국민하고 똑같죠. 그냥 제 가족이나.]

[앵커] 

아이를 또 키우고 계시니까. 

[김상경/배우 : 그런데 직접 피해를 당하지 않은 사람들은 너무 안타깝고 가슴 아프지만 남의 일처럼 느껴지잖아요. 그런데 이번 영화를 하면서 그분들의 아픔도 제가 또 실제 피해자 가족이 돼보니까 아주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앵커] 

실제 참사를 다룬 영화고 아직도 많은 분들이 피해를 당하고 고통 속에 살고 계십니다. 그래서 관객들을 만나는 시간을 기다리는 그 시간이 다른 영화 때와는 좀 달랐을 것 같아요.

[김상경/배우 : 제가 출연한 영화 중에 이런 피해자들이 많은 영화들이 꽤 있어서 그래도 저는 경험이 좀 있는 편이죠. 그래서 하지만 이 사건이 지금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조정안도 거의 끝났기 때문에, 잘못됐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제가 영화를 이제 개봉하면서 우리 영화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면 아무래도 그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좀 염려되는 마음은 있습니다.]

[앵커] 

실화 전문 배우라는 별칭이 있습니다. 그동안에 출연작을 보면 살인의 추억, 워낙 유명하고요. 또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화려한 휴가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리고 방산비리 다룬 1급 기밀까지. 여러 작품들을 했는데 이런 표현의 당사자가 되는 것은 배우로서 어떨까요?

[김상경/배우 : 실화 전문 배우다. 그런데 실화 전문이 낫지 만들어진 얘기 전문 배우입니다 보다는 더 좋은 것 같고요. 그런데 그만큼 저한테 보시는 분들이 어떤 신뢰를 좀 느끼시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감사한 마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배우로서의 가치관이나 아니면 개인적으로도 이런 사회적인 또 사회 비판적인 시각과 배역들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세요?

[김상경/배우 : 저는 사회 비판적인 표현보다는 우리 오대영 앵커가 예전에 팩트체크할 때부터 저는 굉장히 잘 보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앵커가 되실 거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얘기를 왜 꺼내냐면 저도 굉장히 팩트라는 사실을 되게 중요시해요. 그런데 팩트를 보고서 가령 과거에 있었던 묻혔던 사실인데 묻혀진 것에 대해서 그걸 다시 영화로 만들어서 여러분들에게 알려줄 때 진실이 가진 힘이랄까요. 그 진정성 때문에 배우로서 몰입할 때 더 강한 몰입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앵커] 

팩트체크 기억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상경/배우 : 팬이었습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과찬이신 것 같습니다. 살인의 추억 속에서 미제사건을 파헤치잖아요. 그러고 나서 2020년에 이춘재라는 진범이 잡혔습니다. 뉴스로 그 장면을 봤을 때 느낌? 상당히 궁금했거든요.

[김상경/배우 : 제가 얼마 전에 사실 공기살인 VIP 시사회 때도 언론 시사회를 할 때 제가 영화를 완성품을 2년 만에 봤어요. 봤는데 저는 좀 잊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마치 큰 사건을 겪었을 때 생기는 외상 후 스트레스처럼 너무 가슴이 아픈 거예요. 그런 것처럼 그때 살인의 추억도 이춘재가 잡혔을 때도 가슴 한편에 각인되어 있던 게 드러나는 것처럼 엄청 답답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 답답했던 사람을 직접 보니까 엄청난 충격이었고 봉준호 감독님이 또 서로 문자를 주고받았는데 이제는 진짜 끝난 것 같다 그런.]

[앵커] 

진짜 끝이구나.
 
[김상경/배우 : 진짜 끝이구나라는 소회를 나눴던 기억이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 질문은 다시 한번 공기살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강하게 주고 싶으신가요?

[김상경/배우 : 영화가 가진 힘인 것 같은데요. 참 되게 마술적이고 기적적인 힘 같은데 남의 일이었던 게 영화를 보면서 감정적인 변화가 생기고 내 일로 바뀌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잊혀졌던 사건들이 조금이나마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관심을 가짐으로 인해서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그런 영화의 순기능이니까 공기살인 꼭 관객분들 오셔서 25일부터는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팝콘과 나초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드시면서 보실 수 있으니까 꼭 극장에 와서 보시면 좋겠어요.]

[앵커] 

알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참사를 다시 한번 떠올리면서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21일)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상경/배우 : 감사합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배우 김상경 씨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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