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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기증 각오' 19살도 숨져…시민들 세 손가락 경례

입력 2021-03-04 20:52 수정 2021-03-04 21:55

군경 총격에 최소 38명 사망…최대 규모 유혈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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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경 총격에 최소 38명 사망…최대 규모 유혈 사태

[앵커]

미얀마에선 군부의 무력 진압이 이어지면서 어제(3일) 하루동안 또 가장 많은 3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내가 죽으면 시신을 기증하겠단 글을 미리 남겨뒀던 19살 시위대도 군부가 쏜 총을 머리에 맞고 숨졌습니다. 유엔 미얀마 특사는 진짜 전쟁이 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19살 키알 신은 지난해 생애 첫 투표를 자랑스럽게 인증했던 소녀였습니다.

'모든 게 잘 될 거야'라는 글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시위에 나섰는데, 군경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숨졌습니다.

사태를 예감한 듯 자신이 숨질 경우 시신을 기증하겠다는 글도 남겨뒀습니다.

반쿠데타 시위에 나서는 딸의 손목에 아빠는 빨간색 리본을 묶어줬습니다.

군부가 감금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집권당을 상징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주검으로 돌아온 딸의 모습에 아빠는 목이 메입니다.

시민들은 세 손가락 경례로 소녀를 추모합니다.

[민주주의는 우리의 권리다!]

이렇게 미얀마 전역에서 어제 하루 동안 군경이 쏜 총을 맞고 숨진 이들은 최소 38명입니다.

14살 소년을 비롯해 어린이 4명도 희생됐습니다.

지난 주말 이후 사흘 만에 최대규모 유혈사태로, 지금까지 숨진 이들은 최소 60여명에 이릅니다.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유엔 미얀마 특사 (현지시간 3일) : 오늘은 2월 1일 쿠데타 이후 피를 가장 많이 흘린 날입니다. 아무도 원치 않는 진짜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군부의 진압이 "군사 작전처럼 기습적"이었으며 "어떠한 경고도 없이 이뤄졌다"고 했습니다.

희생자 상당수가 머리에 총을 맞고 숨지면서 조준 사격 의혹도 나옵니다.

군경이 총으로 구급대원들의 머리를 내리치며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영상도 공개됐습니다.

전투기가 저공 비행하는 모습도 포착되면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화면출처 : 키알 신 페이스북, 미얀마나우·자유아시아방송 (RFA))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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