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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래의 환자들에 미안…당장 불편함 있어도 이렇게 사직" 방재승 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

입력 2024-03-23 19:31 수정 2024-03-2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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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뉴스룸 / 진행 : 안나경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바로 방재승 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과 함께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방재승/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 : 안녕하세요.]

[앵커]

어제(22일) 저녁에 온라인으로 3차 총회를 열었다고 했고, 앞서 보도에서도 보셨지만 이제 이틀 뒤에 사직을 할 거고, 근무시간도 52시간으로 줄이겠다. 이 두 가지 말고 혹시 다른 내용이 더 있으십니까?

[방재승/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 : 아닙니다. 어제 전국의과대학 비대위 회의에서는 그 두 가지를 확인하고 3월 25일부터 순차적으로 각 대학별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교수님께서도 바로 사직서를 제출하시는 건가요?

[방재승/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 : 네,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앵커]

그러면 당장 수술이나 응급진료, 야간진료, 외래진료 같은 것들의 차질이 불가피하지 않겠습니까?

[방재승/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 :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저희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제일 큰 이유는 현재 의료 사태를 어떻게든 해결하려는 고육지책입니다. 환자분들께서는 '교수가 어떻게 환자를 버리느냐' 이렇게 얘기합니다. 현장에서 환자를 보는 현장실무자인 저 같은 교수들이 사직서를 내고 나올 때는 그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저희는 정부 쪽에서 조금 더 통 크게 대화의 장을 만들어야 전공의들이 복귀하고 현재 의료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면 당장 진료가 시급한 환자들의 심정은 어떨지에 대해서 혹시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방재승/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 :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4월로 들어가면 현재 의료 사태는 정말 의료 파국입니다. 국민들이 좀 아셔야 될 게 있습니다. 4월로 들어가면 전공의들이 영원히 돌아오지 않고 현재 한국의 대형병원, 소위 빅5 병원부터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4년 전 의료 파업 때는 전공의들이 돌아왔습니다. 돌아왔기 때문에 국민들께서도 '결국은 전공의가 언젠가는 돌아오겠지' 이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고. 이번에 저희가 전공의를 만나봤을 때는 그 상심이 너무 크고, 한국 의료의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고, 온 국민들이 전공의를 손가락질하고. 그러니 전공의들이 이런 현실에서는 필수 의료를 하고 싶지 않다는 겁니다. 안 돌아올 것 같습니다. 전공의들의 마음을 돌려서 의료 현장을 복귀를 시키지 못하면 한국 의료의 미래는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의 환자들한테 더 미안하기 때문에 저희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당장 불편함이 있더라도 이렇게 행동을 하는 겁니다.]

[앵커]

미래 환자들한테 미안하기 때문에 현재의 환자들을 포기한다는 말씀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는 모르겠는데… 중재자 역할을 하신다고 항상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정부나 환자들을 상대로는 "교수들도 사직서 제출을 하겠다" 이렇게 좀 강하게 의견을 표하시는 반면에 그럼 전공의들을 상대로는 어떤 설득을 그동안 해 오셨나요?

[방재승/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 : 전공의들에게는 어떻게든 아무래도 우리는 의료진들이다. 그래서 환자를 포기하면 안 된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 전공의들이 말하는 게 있습니다. 전공의들은 그래도 필수 의료를 하기 위해서 전공의를 하고 있었는데, 전혀 합의되지 않은 2000명이라는 숫자를 갑자기 정부에서 던지니까. 전공의들 입장에서는 너무나 미래 의료 비전이 보이지 않는 거죠.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중국집에서 짜장면 1000원에 팔고 다른 나라에서는 5000원에 팔고 있는데, 그래도 열심히 기술 배워서 중국집 사장을 하려고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정부가 2000명의 중국집을 갑자기 키우면 어떻게 중국집에서 짜장면 배우는 기술자들이 짜장면을 배울 그런 마음이 들겠습니까? 나 짜장면 안 배울래, 이렇게 되지 않겠습니까?]

[앵커]

그 비유가 지금 상황과 맞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사실 '의사가 모자라고 늘려야 한다' 여기에 대해서 교수님께서는 일단은 동의를 하시는 편이신가요?

[방재승/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 : 저는 개인적으로는 의사 늘리는 데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제시한 2000명이라는 근거가 너무 없다는 겁니다. 어제 의학 한림원에서도 3개 주저자가 발표한 분석 보고서에 대해서 분석한 보고를 냈고, 2000명은 근거가 없는 수치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정부 입장에서도 KDI나 국책 연구기관에서의 자료들을 근거로 1만명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2000명씩 지금이라도 해야 된다. 왜냐하면 지금 늘려야 10년 뒤에나 의사들이 나오기 때문에. 그리고 수치를 이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 수치라는 게 OECD 나라들하고 비교했을 때 의사 수가 2.1명으로 적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실 것 같아서.

[방재승/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 : 아닙니다. 단지 그건 숫자만 얘기한 거죠. 한국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겁니다. 한국은 전문의 비율이 OECD 중에서 최고 퍼센테이지입니다. 의사 숫자에 비해서 전문의 비율이 높고 의료 접근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겉으로 봐서 도시 수도권에 한 건물에 의원이 얼마나 많습니까?]

[앵커]

그러면 정부에서는 사실 의료계에 계속해서 '그러면 인원수를 한 번 제안을 해 달라'고 요청을 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제시된 통일된 의견의 명수가 있으신가요? 의대 정원에 대해서.

[방재승/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 : 아닙니다. 세계 학자들이, 주자들이 얘기하는 건 사실 500명에서 1000명이고. 그리고 제대로 이번에 검증을 해 보자는 거죠. 저희 서울대 중재안도 OECD나 한림원 이런 데에 해서 제대로 한국의 모든 지표를 넣고 인구 감소율 넣어서 제대로 검증을 해서 그 수치를 한 번 보자는 건데, 아무리 그래도 2000이라는 숫자는 안 나올 거라는 겁니다.]

[앵커]

정부가 "비대위에 사실 만남을 제안했다"라고 했는데, 바로 반박 자료를 내셨더라고요. 이거는 사실 관계를 어떻게 저희가 보면 될까요?

[방재승/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 :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가 이틀 전에 저녁에 보건복지부 관계자로부터 '복지부 장관님하고 공개적으로 만나고 싶다' 이렇게 오셔서, 저희가 '만날 의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제를 좀 주십시오' 하고 보냈고. 아직 답변이 안 온 상태에서 그 다음 날 아침에 박민수 차관님이 '비대위원장 방재승 교수하고 잘 소통하고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셔서 저희가 화가 너무 많이 난 거죠. 저는 박민수 차관님을 공개적으로 만난 적이 없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제자를 지키기보다는 환자를 지켜달라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

[방재승/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 : 참으로 그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희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제자가 아니고 환자, 대한민국 의료입니다. 미래의 전공의들은 미래의 의료계 핵심인데, 전공의가 복귀를 하지 않으면 환자도 큰 타격을 입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전공의들은 미국 의사 시험이나 싱가포르 의사 시험을 보고 있다고, 찾아보고 있다고. 교수님께서도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 의료체계 붕괴를 걱정해서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다고 해놓고서는 이제 우리나라를 떠날 생각을 한다고 하면 그 의료계에서 전하고자 하는 입장의 진정성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느껴지실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방재승/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 : 충분히 이해합니다, 충분히. 그런데 다르게 좀 생각을 해보면, 전공의는 노예 계약자들이 아닙니다. 사직서를 내고 자기가 사직을 하고 다른 직업을 좀 찾아보겠다고 하는데 그것도 못 하게 사업장 처리하고 아르바이트도 못하고 다른 나라 국가 시험도 못 보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건 인권유린 아닙니까?]

[앵커]

민주주의 말씀하셔서 지금 생각난 건데, 일부 교수들이 사직서를 낸 교수 명단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좀 압박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도 있거든요. 현장에서 느끼시기에는 어떻습니까?

[방재승/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 : 저는 언론에서만 접해봤습니다. 제가 같이 근무하는 병원에서는 그런 걸 느껴본 적은 없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당장 이제 마지막으로 여쭤볼 것은, 모레부터 집단 사직하실 거라고 하셨고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도 시작될 거고 의협의 새 회장도 뽑힐 텐데… 앞으로 그러면 해결 방안을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방재승/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 : 참 어렵습니다. 저희가 사실은 중재자로서 나섰는데, 정부에서 어쨌든 2000이라는 걸 절대 풀어주지 않고 2000명 정원을 발표해버렸습니다. 그러면 정부는 이 사태가 끝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보기는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의료 사태의 지금 해결점은 전공의가 복귀하고 진료가 정상화가 돼야 끝이 나는 겁니다. 의료 사태의 끝은 국민이 결정하는 겁니다.]

[앵커]

사실 국민들 여론은 여러 여론조사에서도 의대 증원을 늘려야 한다, 의사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90%에 가깝게 압도적으로 많거든요. 그러면 여기에 대한 좀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방재승/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 : 네, 저도 개인적으로는 동의합니다. 그런데 2000명이 어디서 나온 수치인지 동의를 못 하겠다는 거죠.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서 진짜 2000이 나오면 의사단체도 받아야 되겠죠. 그런데 객관적 검증을 했더니 만약에 300명이 나왔다, 그러면 정부도 300명으로 인정하고 의협단체도 인정해라 그런 게 저희 교수들 의견입니다.]

[앵커]

사실 의대 정원 같은 경우는 정부가 정책 결정으로 결정을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의사들의 허락을 맡아야 하는 일이 아니다, 의사들이 정해야 하는 거 아니지 않냐, 이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거든요.

[방재승/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 : 맞습니다. 충분히 맞는데요. 정부가 그렇게 하는 게 맞는데. 2000이라는 숫자의 과학적 근거를 좀 국민 토론을 좀 하고 싶습니다. 2000이 어디서 나온 수치입니까? 아무도 의사들은, 학자들은 그렇게 인정하지 않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건 앞으로 정부가 계속 의료계랑 대화를 해나가고 다음 달에도 대통령 직속 특위도 만들 거라고 해서 어떻게 될지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방재승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방재승/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원장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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