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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썰] 4000원 복지관 식당 대신 '2500원 국밥집' 찾는 사람들

입력 2022-06-15 19:45 수정 2022-06-1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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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노인종합복지관 경로식당서울의 한 노인종합복지관 경로식당
500원짜리 동전 하나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서울 낙원동에서 국밥을 파는 주인들 이야기입니다. JTBC 뉴스룸은 지난 13일 〈[밀착카메라] 500원만 올리고도 미안한 '2500원 국밥집'〉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코로나19, 전쟁, 고물가... 먹고사는 일상이 이제는 생존의 문제가 돼버렸습니다. 남는 장사를 못 해도 절대 밥값은 못 올리겠다는 이들의 일상에 더 들어가봤습니다.

고 송해 선생님이 즐겨찾던 국밥집 전 주인 권영희(78)씨는 오늘도 우거짓국을 끓이는 솥을 챙깁니다. 일을 그만뒀지만 맛은 그대로여야 손님들이 언제든 먹을 수 있다는 고집 때문입니다. 7년간 지켜온 국밥 한 그릇의 가격을 고민 끝에 최근 500원 올렸는데 마음이 안 좋습니다. 사람들이 밥값이 부담돼서 굶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500원을 올려도 남는 게 없지만 더 올릴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냥 좋아서, 함께 먹고살 만해서 그렇다는 겁니다.
JTBC 뉴스룸 밀착카메라JTBC 뉴스룸 밀착카메라

밥값이 올랐는데 오히려 국밥집을 찾는 사람은 더 늘었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60대, 70대는 노인복지관 밥값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원래 복지관을 다녔는데 역대급 물가에 이곳도 밥값이 올랐습니다. 때문에 사람들이 조금 더 밥값이 싼 국밥집에 몰리는 겁니다.

취재진은 서울시 복지관 149곳을 조사해봤습니다. 평일 오전 11시부터 낮 12시 50분까지 이용할 수 있고 만 60세 미만은 5000원, 만 60세 이상은 4000원입니다. 차상위, 수급자는 무료입니다. 영양사가 있고 밥과 국, 반찬 4개가 나옵니다. 한 끼에 4000원이 비싸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차라리 반찬도 없고 국에 밥을 말아 먹더라도 싼 곳을 찾을 수밖에 없을 만큼 최근 물가 상황이 안 좋은 겁니다.

복지관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한 끼에 3000원이었던 복지관 밥값은 2018년 500원 올라 3500원이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 물가를 고려했을 때 합리적인 수준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4년 만에 500원이 다시 또 올랐습니다. 2020년부터 2년간 코로나19를 겪은 뒤 복지관도 식자재비 부담이 컸습니다. 결국 지난 1일부터 4000원을 받고 있습니다.

복지관 대신 또 다른 곳을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40년째 황태해장국을 끓이는 김순임(75)씨의 국밥집입니다. 전쟁으로 러시아산 황태값도 올랐지만 밥값은 500원만 올려 한 끼에 3000원입니다. 경기 용인에 사는 한 손님은 매일 버스와 지하철을 여러 번 갈아탄 뒤 2시간 만에 이곳에 옵니다. 황태와 콩나물이 들어간 국에 밥과 김치를 말아 먹고는 김씨에게 고맙다는 말을 남긴 뒤 다시 집으로 돌아갑니다.
JTBC 뉴스룸 밀착카메라JTBC 뉴스룸 밀착카메라

모두가 힘든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함께 웃고 다시 또 일어서고 있습니다. 사는 게 다 똑같고, 그래서 함께 나누고, 그 장면들이 그냥 고맙고 행복하다는 사람들. 500원짜리 동전 하나에 작지만 큰 것들이 참 많이 담겼습니다.

(인턴기자 : 김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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