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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일본 '핵 공유' 논란 들여다보니…아베가 진짜 권력

입력 2022-03-27 18:35 수정 2022-03-28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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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유일 피폭국인 만큼, 일본에서 '핵무기'는 금기어였는데요.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일본에서 핵공유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일본의 진짜 권력이 여전히 아베 전 총리에게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는데요.

월드뉴스W 윤설영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핵 공유 발언이 튀어나온 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나흘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아베 신조/전 일본 총리 : 현실에 대해 터부시 하지 말고 논의를 해야 합니다. 핵공유는 아시다시피 나토가 핵을 공유해서…]

아베가 말한 '나토식 핵공유'는 미국의 전술핵 무기를 독일, 이탈리아 등 5개국에 배치해 유사시에 사용한다는 개념입니다.

피폭국인 일본엔 '핵을 갖지도, 만들지도, 들여오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이 있습니다.

아베의 발언은 금기를 건드렸습니다.

하지만 핵공유 실현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미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이 강력하고 일본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메리트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핵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변국의 반발도 큰 벽입니다.

하지만 아베의 말 한마디로 이미 금단의 영역을 넘어선 느낌입니다.

[다카이치 사나에/자민당 정조회장 : 비핵 3원칙을 계속 지킬건지, 아니면 '핵을 들여오지 않는다'는 부분에만 예외를 둘 건지…]

친아베 계열 의원들이 곧바로 거들고 나선데 이어 기시다 총리는 원폭 피해지역인 히로시마 출신임에도 애매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 정부로서 핵공유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정부로서 논의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스기오 히데야/야당 의원 : 정부로서 입장이 그렇게 확실하다면, 자민당 총재니까 그런 메시지를 당에도 제대로 밝히세요!]

아베는 퇴임 후 자민당 최대 파벌의 수장이 됐습니다.

퇴임 후에 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임은정 교수/공주대 국제학부 : 결국 지금 아베가 상왕 노릇, 킹메이커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시다 입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거예요. 7월 참의원 선거를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고…]

이번 논란은 집단적자위권 행사를 용인한 아베의 개헌 추진 과정과 매우 닮았습니다.

처음엔 반대여론이 많았지만 "논의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접근으로 결국 헌법 해석을 바꿔 개헌과 같은 효과를 얻어냈습니다.

[박정진 교수/쓰다주크대 국제관계학과 : 올 하반기에 국가안전보장전략 갱신이 있잖습니까. 핵공유가 명문화되진 않겠지만, 애초 의도했던 미사일능력강화, 적기지공격능력, 논리 관철을 위한 좋은 환경될 수 있겠죠.]

이틀 전 북한이 화성 17을 발사하자 즉각 F15를 띄워 정찰에 나섰던 일본.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이 고조될 때마다 일본에선 무장론이 힘을 얻었습니다.

[임은정 교수/공주대 국제학부 : 그게 제일 걱정이죠. 북한이 여기서 더 에스컬레이션을 시키지 않기를 바라지만, 또 북한은 북한대로 상황 판단을 하면서 뭘 할 거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조심스러운 거죠.]

(영상디자인 : 홍빛누리 / 영상그래픽 : 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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