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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센터? 방치된 감옥입니다" 가장 잃은 유족의 절규

입력 2022-02-04 06:22 수정 2022-02-04 09:14

유족 "잘 봐달라, 병원 보내달라 했는데"…의료진, 사망시점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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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잘 봐달라, 병원 보내달라 했는데"…의료진, 사망시점도 몰라

2월 3일 뉴스룸 화면2월 3일 뉴스룸 화면
"설날이라 전화를 해도, 카톡을 남겨도 답이 없었어요."

53살 이 모 씨의 부인과 자녀들이 눈물을 삼키며 취재진에게 했던 말입니다.

그런데 그날 오후 3시 반쯤 날벼락 같은 답장이 날아들었다고 합니다.

"이00 씨 가족 되시죠? 이00 씨가 돌아가셨습니다."

관할 지자체의 사망 통보였습니다.

이 씨는 직장 내 집단 감염으로 지난달 25일 부산 전포동 한 호텔 생활치료센터에 들어갔습니다.

평소 당뇨와 고혈압약을 먹지만 미열이 조금 나는 것 외에는 큰 이상 증상이 없어서 스스로 걸어 들어갈 만큼 멀쩡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흘 뒤부터 명치가 아프다고 했고 얼굴색도 잿빛으로 변하는 등 건강은 급속도로 나빠졌습니다.

가족들은 간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몸이 많이 안 좋은 것 같으니 병원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건강을 잘 체크해 달라고 신신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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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 부인-간호사 통화]
"전화하는 건 좀 삼가세요. 이분이 정신적으로 지능이 부족하신 것도 아니고."
(만일의 사태가 있는데 저 사람이 아파도 아프다. 표현을 안 하는 사람이라서 걱정돼서 전화하거든요. 좀 봐달라고.)

"봐 드린다고 했잖아요. 이렇게 자꾸 연락을 계속 주시는 건...(저희가 한 번밖에 안 했는데요."

서로 언성이 높아졌고 간호사의 응대에 참다못한 이씨 부인 역시 순간 분을 못 이겨 고함을 내지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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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 부인-간호사 통화]
"(만약에 잘못돼서 죽으면 선생님이 책임지실 거예요?) 저희가 책임지죠. (어떻게 책임질 거예요?) 저희가 민사 쪽으로, 형법으로 책임을 지겠죠."

그렇게 나흘 뒤 설날에 이 씨는 황망하게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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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결과, 의료진은 정확히 언제 사망했는지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뒤늦은 신고를 받고 시신을 수습하러 현장에 출동한 당시 119구급대원은 시신이 굳는 현상인 '사후강직' 상태로 봐서 몇 시간 전에 숨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기자를 만난 유족은 생활치료센터가 방치된 감옥과 다름없었다고 울분을 토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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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좋은 세상에 치료 한 번 제대로 못 받고 죽는 게 말이 되냐 절규하며, 감옥 같은 데서 죽을 때까지 환자 혼자 버티고 버티게 한 의료진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당시 전화 통화를 한 간호사는 기자에게 "가족들이 병원으로 옮겨달라는 말은 없었고, 상태를 봐 달라고 해 환자를 챙겨봤지만, 당시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데도 유족이 일방적으로 결부시키고 있어서 많이 억울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간호사는 뉴스 직전에 기자와 보도국에 전화를 걸어 와, 유족이 녹음한 통화 내용은 사건 본질과 관계없기 때문에 공개하지 말아달라고도 했습니다.

부산시는 생활치료센터 근무 간호사로 채용돼 공공의료 업무를 수행하는 의료인으로서, 해당 언사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진상조사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또, "숨진 당일 아침까지 모니터링 일지에 특이사항이 없다고 돼 있었다"며 의료기록 일부 내용을 밝혀오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유족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혀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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