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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뉴스] 유해물질 줄여 괜찮다? '착한 담배'는 없다

입력 2022-01-01 19:58 수정 2022-01-0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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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월 1일, 가장 많이 하는 다짐이 '금연'이죠. 아예 끊는 건 힘들어서 유해물질이 덜하다고 하는 향 넣은 담배 등으로 옮겨가는 분들도 많은데요. 전문가들은 되레 이런 제품이 '금연의 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발품뉴스 윤정식 기자입니다.

[기자]

[배수진/직장인 : (지금 어디 가세요?) 담배 피우러 가요. (밖으로 나가세요?) 네, 밖에 담배 피우는 사람들 많이 모이는 데 있어요. (같이 가도 될까요?) 그러시죠.]

올해로 흡연 10년째인 직장인 배수진 씨.

해마다 금연을 시도는 하는데 실패입니다.

[배수진/직장인 : 가장 오래 (금연)한 게 2016년인가 17년에 4개월 딱 해봤습니다.]

배씨의 금연 결심을 무너트린 건 박하향을 넣은 가향 담배였습니다.

[배수진/직장인 : 제일 중요한 게 냄새예요. 냄새도 안 나고. 몸에 부담은 거의 없다고 광고하니까. 입안을 상쾌하게 하는 맛이 있어요. 캡슐이 있어서요.]

향을 첨가하는 가향 담배 점유율은 전체 담배시장의 절반에 이릅니다.

편의점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게 담배입니다.

연초부터 전자담배까지…종류가 상당히 다양합니다.

박하나 커피 과일향은 물론, 요즘은 바나나우유, 요구르트, 콜라 맛까지… 담배회사가 냄새관리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보이는 대목입니다.

주소비자는 흡연을 이제 막 시작하는 청소년과 20대 등 젊은층입니다.

이런 위험성을 감안해 유럽연합은 2020년부터 가향 담배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미국도 올해 관련 법을 구체화합니다.

주력 상품이 가향 담배인 KT&G는 최근 미국 사업 중단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판매를 더 늘리는 중입니다.

금연의 적, 그러니까 니코틴 중독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하는 건 가향 담배만이 아닙니다.

동그란 통에 든 작은 파우치.

최근 유행하는 머금는 담배입니다.

이빨과 잇몸 사이 넣어 몰래 피우기 좋다고 말합니다.

[담배판매점 직원 : 여자는 회사원, 스튜어디스도 좋죠. 냄새 안 나서…남자는 와이프 몰래 하는 분들, 의사 선생님이나. 이게 안 되면 마트 물건 다 먹으면 안 돼. 금연 보조제니까.]

미국 FDA는 발암물질인 타르가 없어 일반 담배에 비해 유해성이 덜 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주성분은 니코틴입니다.

[임민경/인하대 의대 교수 : 니코틴만으로도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면역 감소 같은 위험성을 일으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제품이 니코틴 중독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심리적 저항감을 낮춰 더 많은 흡연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0년 가까이 담배를 피운 김형욱 씨.

최근 금연을 결심 후 니코틴껌을 씹고 있습니다.

[김형욱/직장인 : 하루 한 갑 태울 땐 한 달 11만9300원 썼는데, 담배 끊고 니코틴 껌만 씹은 지난달은 14만400원 나왔어요. 니코틴 의존만은 좀 더 심해진 것 같아요.]

김씨는 인터뷰를 진행할 때도 껌을 입에서 빼지 못했습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담배를 얻은 셈입니다.

[김형욱/직장인 : (저런 재떨이 보면 기분이 어떠세요?) 지금도 담배 너무 태우고 싶습니다. (동공이 많이 흔들리네요.)]

그럼 담배회사가 니코틴을 뺀 담배를 만드는 건 가능할지 전문가에 물었습니다.

[임민경/인하대 의대 교수 : 담배 중독의 근간이 니코틴이고, 사업 이윤 창출의 핵심이 그건데 담배회사가 그걸 포기할까요?]

(영상디자인 허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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