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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2년 만에 야스쿠니 집단참배, 그날은 '진주만 공습일'

입력 2021-12-12 18:40 수정 2021-12-1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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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며칠 전 일본에서 국회의원 99명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2년 만의 집단 참배라 무슨 일인가 살펴보니, 그날이 바로 진주만 공습 80주년이었습니다.

여전히 견고한 군국주의의 그림자, 월드뉴스W 윤설영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아흔 아홉명의 일본 국회의원들이 야스쿠니 신사 내부를 저벅저벅 걷습니다.

'다함께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입니다.

기시다 내각의 차관급 인사 9명과 직전 스가 내각에서 장관을 맡았던 인물도 있습니다.

코로나 확산으로 참배를 중단했다가 2년여만에 집단 참배를 재개한 겁니다.

[오쓰지 히데히사/'다함께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회장 : 지금 코로나라는 국난에 맞딱뜨린 일본을 잘 지켜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보통 일본 정치인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건 8월 15일 패전일과 봄, 가을 제삿날입니다.

그런데 아무 날도 아닌 이 날, 굳이 집단 참배를 한 건 왜일까.

비슷한 시각,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기념비를 방문했습니다.

80년전 이 날,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으로 숨진 미국인 2400명을 추모하기 위해섭니다.

1941년 일본군은 선전포고 없이 진주만을 공습했고 이로 인해 태평양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일본 국회의원들은 진주만 공습이 있던 날에 맞춰 야스쿠니를 찾았던 겁니다.

야스쿠니엔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도조 히데키 등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습니다.

[김경주 도카이대학 교수 : 당시(가을 제삿날)엔 선거 직전이고 선거 회기 중이어서 이 날을 택했다고 하지만 그 날을 맞췄겠죠. 진주만 공습 80년… 기시다 내각에서 9명이 갔는데 의외로 많이 갔어요.]

안보 역사 인식에 있어선 아베 노선을 찬동한다는 걸 표시하기 위해서도 있다고 봅니다" 중국 외교부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자오리젠/중국 외교부 대변인 : 일본 정치인들이 오늘 대거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려스러운 건 그들의 저의가 의도적 도발이라는 점이다.]

한국 외교부도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했습니다.

5년 전,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아베가 진주만을 찾았을 때도 똑같았습니다.

[아베 신조(당시 총리) : 전쟁의 참화는 2번 다시 반복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그렇게 맹세했습니다.]

전쟁을 반성하는 듯 하더니 곧바로 방위상이 야스쿠니를 참배했습니다.

[이나다 도모미 (당시 방위상) : 진주만에 (아베) 총리가 가서 위령의 말씀을 했습니다. 그런 것들도 보고를 (받고서 온 겁니다).]

일본 언론들은 진주만 공습 이후 일본계 미국인이 미국 사회에서 겪은 차별 등을 집중 보도했습니다.

때마다 전쟁 반대, 평화를 강조하지만 침략에 대한 반성이나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 목소리는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 / 영상그래픽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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