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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학 차장님이 수사지휘" 자조…'정영학 덫'에 빠진 수사팀

입력 2021-12-02 17:10 수정 2021-12-02 18:58

곽상도 구속영장 청구서도 주로 '정영학 회계사' 협조에만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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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구속영장 청구서도 주로 '정영학 회계사' 협조에만 의존

서울중앙지법 서보민 영장전담 판사는 어제(11일) 밤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며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법조계에선 서울중앙지검 대장동수사팀이 지나치게 정영학 회계사의 제보와 진술에만 의존한 결과 '정영학의 덫에 빠진 결과'란 비판도 나옵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에 대해 '하나은행과 화천대유가 컨소시엄을 맺을 수 있도록 하나은행 임직원을 상대로 청탁을 해달라'는 김만배씨 부탁을 받은 뒤, 아들을 화천대유에 입사시켜 성과급 등 명목으로 25억원을 받은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검찰은 이같은 범죄사실의 주된 근거로 '정영학 녹취록'을 제시했습니다.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해 녹음한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 간 대화에서 이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겁니다.

결국 2015년 김만배씨와 곽 전 의원 간에 청탁이 오갔는지 여부가 핵심이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언제' '하나은행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청탁을 했는지를 특정하지 못했습니다. 법원에 판단을 구해야할 범죄사실이 불명확했던 겁니다. 곽 전 의원은 어제 영장심사를 받고 나와서 "제가 하나은행 김정태 회장에게 청탁을 했다는데 그 근거로 김만배씨가 남욱 변호사에게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는 것 밖엔 제시하지 못했습니다"고 했습니다. 수사팀은 김정태 하나은행 회장도 조사하지 않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검찰은 어제 영장심사에서 2018년 서초동 저녁자리를 회심의 카드로 던졌습니다. 2018년 9월18일 서초동의 A 한우전문점에서 김만배씨와 곽 전 의원이 만나 돈 문제로 다퉜다는 겁니다. JTBC 취재결과, 서초동 저녁자리 역시 정영학 회계사의 검찰 진술에 기반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에 대해 곽 전 의원 측은 본인 블로그에 2018년 9월18일 게시한 '내일 유은혜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 중입니다'란 글로 반박했습니다. 당시 서초동이 아닌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있던 증거로 제시한 겁니다. 검찰은 해당 블로그 게시물이 조작됐을 수 있다고 주장한 걸로 파악됩니다. 블로그 게시물의 게시 날짜는 수정 가능하다는 입장문을 법원에 제시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이날 곽 전 의원이 서초동에 있었든 여의도에 있었든 이날 저녁자리와 하나은행 청탁과의 연관관계는 마땅히 설명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2018년 9월18일 블로그에 올린 게시물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2018년 9월18일 블로그에 올린 게시물

결론적으로 곽 전 의원의 구속영장은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과 정 회계사 진술에만 주로 의존해서 작성된 셈입니다. 검찰 내부에선 "대장동 수사는 정영학 차장님이 지휘하신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대장동 수사에서 웬만한 사실관계는 정 회계사 조사를 통해 확인해왔단 겁니다. 대장동 수사팀이 '정영학의 덫'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수사팀이 수사에 착수한지 벌써 두달쨉니다. 배임수사는 유동규 전 본부장이 수천억원대 배임을 주도했다는 선에서 멈춰있고, 로비 수사는 곽 전 의원 영장기각에서 막혔습니다.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실제 50억원이 흘러간 곽 전 의원에 대한 영장도 기각되면서, '50억클럽'에 대한 수사도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한 특수통 출신 변호사는 "수사를 유리하게 끌고가려고 제보하고 협조하는 피의자는 매 수사마다 나온다"며 "그런 피의자가 자신에게 유리하게끔 수사를 안팎에서 흔들면 수사는 망가지기 십상인데, 대장동 수사가 그러해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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