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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두고 현장 이탈…경찰은 죽지 않은 걸 위안 삼자더라" 흉기사건 피해 가족의 호소

입력 2021-11-20 11:54 수정 2021-11-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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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캡처, 연합뉴스〉〈사진=JTBC 캡처, 연합뉴스〉
"경찰이 범인이라고 해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 이 상황. 어떻게 이런 일이 이 나라에 일어날 수 있을까요? 경찰을 믿고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요?"

최근 인천에서 40대 남성이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는 이웃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 관련해 경찰이 사건 대응이 소극적이었다며 사과한 가운데, 피해 가족이 경찰을 고발한다는 내용의 청원 글을 올렸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어제(19일) "연일 보도 중인 '층간소음 살인미수 사건' 경찰 대응 문제로 인천 논현경찰서를 고발합니다. 이 건은 층간소음 문제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이번 사건의 피해 가족이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흉기에 찔린) 언니는 현재까지 의식이 없고, 뇌경색이 진행돼 두개골을 여는 수술을 했다"며 "이 사건만으로도 슬프지만, 알면 알수록 무섭고 억울한 게 많아 답답함에 글을 올린다"고 밝혔습니다.

청원인은 "4층에서 매일 망치 같은 걸로 아래층(언니 집)을 향해 두드리거나 계속 소음을 내며 피해를 줬고, 어느 날은 식탁 끄는 소리가 쉬지 않고 계속돼 언니 부부가 올라가 소리에 대해 얘기하자고 했다"며 "이후 4층 남자는 아래층에 내려와 현관문 여닫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소란을 피우고 여러 차례 언니네 가족과 마찰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건 당일 이전에 이미 살해 협박과 성희롱, 반복적인 괴롭힘으로 경찰에 총 4차례 신고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청원인은 "사건 당일엔 4층 남자가 언니 집 현관을 발로 차고 택배를 집어 던지며 소리를 질러 집에 혼자 있던 조카가 경찰에 1차 신고를 했다"며 "출동한 경찰은 층간소음으로 여겨 어떠한 조치는 어렵다며 돌아가려고 했고, 조카가 울면서 무섭다고 도와달라고 하자 경찰은 불안감 조성으로 고소할지 묻고 4층 남자에게 관련 신고로 조사받으란 통보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때 (경찰은) 신고가 4차례나 접수된 4층 남자와 조카를 그대로 방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4층 남자가 또다시 현관을 발로 차며 소란을 피워 2차 신고를 했다. 2차 신고 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4층 남자가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걸 보고도 올라가라고만 하고 저지하지 않았다. 안전을 확보해줘야 하는데 정확한 분리가 되지 않았다"며 "4층 남자가 숨겨온 흉기로 언니를 찌르자 (경찰관은) 현장을 이탈해 2차, 3차 피해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청원인은 경찰에 사건 당시 대응에 대해 문제 삼자 경찰이 가족들을 쫓아다니며 회유하려 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경찰 대처에 대해 계속 묻자, 경찰 입장의 회피성 답변만 했다"면서 "당시 (현장을) 이탈한 경찰은 무전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지 묻자, 무전기 특성상 잘 안 터져서 빨리 내려가 같이 온 경찰관한테 지원 요청이 빠를 수도 있었고, 그렇게 해서 구조 요청이 빨랐기 때문에 언니가 돌아가신 상태로 병원에 오지 않은 걸 위안 삼자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범인이 전과가 있을 법해 (경찰에) 전과기록 문의를 하자 민원실로 정보공개요청을 하라며 정보를 주지 않았다"며 "저희가 적극적으로 문제 삼으려 하자, 케어 목적으로 지원한다는 형사는 지금 막말로 형부가 범인 내려친 흉기가 형부 건지 범인 건지 뒤죽박죽 얽혀서 자칫 형부가 잘못될 수도 있고 형사들이 온전히 수사에 전념해 범인을 구속해야 하는데 구속 안 되고 풀려날 수도 있다고 겁을 줬다"고 했습니다.

청원인은 "이 사건은 경찰이 사건을 만들고 키우고 마무리는 회유로 덮으려고 한 있을 수 없는 국가기관 경찰 문제"라며 "국가적으로 이런 경찰 내부적인 문제가 뿌리 뽑히길 바라며 지휘체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이 청원에는 현재까지 6만 명이 넘게 동의했습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경찰은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출동했던 논현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은 대기발령 조치됐습니다.

송민헌 인천경찰청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은 인천경찰의 소극적이고 미흡한 사건 대응에 대해 피해자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피의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별개로 철저한 감찰조사를 통해 해당 직원들에 대해 엄중히 그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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