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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 3만원 낸 친구' 눈물의 사연 주인공 밝혀졌다

입력 2021-11-03 12:20 수정 2021-11-0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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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소재원 씨 페이스북〉〈사진-소재원 씨 페이스북〉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에서 축의금 3만 원을 내고 간 친구와의 일화를 소개한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입니다. 진한 우정이 담긴 이 사연의 주인공이 밝혀졌는데, 영화 '소원'·'터널'·'비스티보이즈'의 원작자인 소설가 소재원 씨였습니다.

어제(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결혼식에 와서 3만 원을 내고 간 친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결혼식 때 3만 원을 내고 식비가 더 나온다며 밥을 먹지 않고 가려는 친구가 있었다. 유일하게 고향에서 올라온 몇 안 되는 친구였는데 난 억지로 녀석을 잡아 절대 가면 안 된다고 식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 했다. 친구는 야속하게도 짧은 편지만을 놓고 식이 끝나기도 전에 내려가 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친구가 남긴 편지에는 '야간일 들어가야 해서 먼저 간다. 미안하다. 진심으로 축하해. 넉넉하지 못해 작게 내서 미안하다. 그래도 마음만은 아끼지 않고 축하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글쓴이는 "가난해 본 사람은 안다. 못해도 왕복 차비를 합쳐 10만 원은 썼을 텐데 친구에게 그 돈은 많은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미안해하며 밥도 먹지 않고 떠나는, 돈만 부치거나 문자 한 통만 보내도 충분했을 축하를 친구라고 얼굴을 보이려 서울까지 온 녀석이 일 때문에 악수 한번과 짠한 눈빛으로 축하를 대신하고 급하게 버스에 오르는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눈물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글쓴이는 택배 하나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 친구가 보낸 선물이었습니다. 따뜻해 보이는 아기 옷과 편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편지에는 '요즘 애들은 메이커 입힌다는데 미안하다. 그래도 장날에 나와서 돌아다니는데 아기 옷이 눈에 보였다. 안 살 수가 없더라. 밖에 입히고 돌아다니기 좀 그러면 집에서만 입혀'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인생에서 저런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성공한 것", "저런 친구는 무조건 잡아야 한다. 아무것도 없어도 옆에 있어 줄 친구",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연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진-소재원 씨 인스타그램〉〈사진-소재원 씨 인스타그램〉
감동적인 이 사연은 소설가 소재원 씨가 직접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었습니다. 자신의 SNS에도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올리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밝혔습니다.

소 씨는 "작년 오늘 자네의 이야기를 적은 내 글이 SNS에 남겨져 있었다네. 자네가 그리워 오늘 다시 여기저기 자네와 나의 일화를 담은 글을 작년 오늘 올렸을 때처럼 그대로 올렸다"라며 "가끔은 살아가야 한다는 핑계가 소중한 것을 멀어지게 만들고 잊고, 잃게 만드는 듯 하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사연은 이미 작년에 올린 글이지만 친구를 생각하며 최근 한 차례 더 게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소 씨는 "친구여, 우리 고향은 단풍이 무척이나 예쁘지 않나. 그 단풍 우리 아이들과 나와 자네, 두 손 꼭 잡고 구경하며 놀아보자"면서 친구와의 만남을 기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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