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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법이] '긴급피난'은 음주운전의 면죄부일까

입력 2021-09-04 18:43 수정 2021-09-0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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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음주운전은 절대 해선 안 될 범죄 행위죠. 하지만 여기에도 '예외'는 있습니다. 법원이 '긴급 피난' 상황이었다고 인정하면 처벌을 피해갈 수도 있는 겁니다. 그게 어떤 상황들일까요?

세상에 이런법이 강현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총에 맞은 운전자를 대신해 여주인공이 운전대를 잡습니다.

무면허인지라 운전은 엉망.

하지만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바로 '긴급피난' 상황이기 때문이죠.

긴급피난. '긴급하게 도망간다' 이런 뜻처럼 들리는데요.

정당방위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동찬/변호사 : 비록 법을 어긴 것 같은 외관을 갖추고 있지만,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것이…]

[김현귀/변호사 : 강도가 달려들었어요. 손에 친구의 우산이 있습니다. 우산으로 강도의 얼굴을 때려 방어한 건 정당방위겠죠. 내 친구의 우산을 손괴한 건 긴급피난이 되는 겁니다.]

누가 갑자기 때렸을 때, 적절히 맞서 싸우면 정당방위, 피하려고 남의 집에 들어가면 긴급피난, 이정도로 정리하겠습니다.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먼저 현재 벌어지는 상황이되, 정당방위보단 범위가 조금 넓어 예방적 행동도 인정됩니다.

다음 사례가 그렇습니다.

급차선 변경을 한 택시를 피하려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

꼭 사람이 일으킨 것만 위급 상황은 아닙니다.

1965년 7월, 엄청난 폭우에 이은 해일로 김포 일대 논이 물에 잠겼습니다.

다급히 인근 수문을 부숴 간신히 물은 빼냈는데, 문을 부순 게 문제가 됐죠.

이런 천재지변도 역시 긴급피난의 대상이 됩니다.

정당방위에 나왔던 상당성, 여기서도 또 등장합니다.

[이동찬/변호사 : 여러 방법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그 피난행위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을 것을 제일 중요한 요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갑자기 먹통이 된 주차장 차단기.

뒤에선 계속 차가 밀려오고 급한 나머지 손으로 차단기를 올려 망가트렸다면 이건 긴급피난이 아닙니다.

관리자에게 연락하는 등 다른 대안이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피난으로 인한 이익이 더 커야 합니다.

쉽게 말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이유여야 하죠.

술을 마신 손님과 다툰 뒤 편도 1차선 도로에 차를 버리고 가버린 대리기사.

도로는 꽉 막혔고 손님은 어쩔 수 없이 차를 옮기려 음주운전을 하고 맙니다.

법원은 긴급피난 인정 했습니다.

[김현귀/변호사 : 동승자 중에서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이 있거나…카레이서처럼 위험한 방법으로 10m를 운전해 갔다, 그러면 (긴급피난이) 성립하지 않겠죠]

복습시간입니다.

다음 중 긴급피난에 해당하는 상황을 고르세요.

1. 폭파 위협에 부득이하게 운전대를 잡은 무면허 운전자?
영화 스피드의 가상 상황인데, 저정도 위험이라면 긴급피난 인정 되겠죠.

2. 성범죄자를 피해 다른 집으로 도망친 여성?
범죄 피해를 당하기 직전인 만큼, 긴급피난으로 봐야합니다.

3. 대리운전 기사가 버리고 간 차를 옮긴 음주운전자?

상황따라 다릅니다. 당시 도로 상황, 시간대, 운행 거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취재협조 : 로톡 / 영상출처 : 한문철 TV)
(영상디자인 : 정수임 /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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