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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면 신분 없애고 유니폼 태워야" 아프간 여성 축구팀의 눈물

입력 2021-08-19 16:14 수정 2021-08-1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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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에서 화상 인터뷰 하는 칼리다 포팔덴마크에서 화상 인터뷰 하는 칼리다 포팔

"살기 위해선 목소리를 내지 마라."

아프가니스탄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으로 활약하다 지금은 나라를 떠나있는 칼리다 포팔이 고국에 남아있는 동료 선수들에게 한 말입니다. 탈레반이 다시 장악한 나라에서 여성 축구 선수들은 생명과 직결한 공포에 휩싸여있습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포팔은 "오늘 저는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동료 선수들에게 안전을 위해 '이름을 지우고, 신분증을 없애고, 사진을 내려라'라고 말했다"면서 "심지어 국가대표 유니폼도 불태워 버리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각종 소셜미디어의 여자축구 대표팀 공식 계정들은 대부분 삭제된 상태입니다.

포팔은 또 동료 선수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면서 "우리는 지금 나라가 무너지는 걸 보고 있다. 이 나라의 여성과 남성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자부심과 행복은 모두 부질없어졌다"라고 말했습니다.

여성축구협회 공동 창립자이기도 한 포팔은 그동안 여성과 소녀들에게 용감해지라고 격려해왔습니다. 2017년 피파에 연사로 초청되기도 한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은 단순히 게임을 위해 축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여성의 상황을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내기 위해 축구한다"고 말하면서 그동안 권리를 찾기 위해 무수한 희생이 따랐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여성이 축구를 한다'는 이유로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타깃이 된 포팔은 지속적인 살해 위협을 받았고, 결국 2011년 나라를 떠나 5년 전 덴마크에 정착했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이같은 호소에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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