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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 유발한 지열발전…"위험 알고도 숨긴 정황"

입력 2021-07-29 20:29 수정 2021-07-30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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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7년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은 지열발전소 때문이라는 결론이 난 바 있습니다. 당시 JTBC는 처음으로 이 의혹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정부 조사위원회가 좀 더 들여다봤더니 지열발전이 지진을 유발한 걸 알면서도 , 이걸 숨기려한 정황까지 나왔습니다. 관련자들 검찰 수사를 받게 될 것 같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2019년 정부조사연구단이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으로 인한 촉발지진"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누가 뭘 잘못해 지진이 났는지는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이걸 밝히려고 1년 3개월간 조사위원회가 활동했고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 '지진' 대신 '진동'

조사위에 따르면, 지열발전소 사업 참여자들은 물을 집어 넣어 발생하는 작은 규모의 지진에 대해 '미소진동'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사업 초반엔 '지진'과 '진동'을 함께 썼지만 사업을 진행해가면서 아예 '진동' 이라는 말만 써 지진을 숨기려고 한 걸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 규모 3.1 지진 발생해도 물 주입

2017년 4월 15일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지열발전소측은 물을 넣으면 일정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이후 유발지진에 대한 위험성을 더 알아보지 않고 4번째, 5번째, 계속 땅 속으로 물을 넣었습니다.

[이학은/포항지진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 : 3.1 지진 발생 이후 미소지진 정밀분석을 하지 않고 수리 자극을 강행하는 등 지진 위험성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 지진 나도 빨간불 안 뜨게

수리 자극으로 발생한 규모 1.0 이상의 지진 63차례 중에서 공문으로 외부에 알린 건 규모 3.1 지진 딱 한번이었습니다.

원래 규모 2.0 이상 지진이 발생하면 보고하는 신호등 체계를 운영했지만 2.2 지진이 발생하자, 2.5 지진이 나야 빨간불이 뜨게 슬그머니 바꿨습니다.

조사위는 지열발전이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숨겼고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주관기관인 넥스지오와 참여기관인 지질자원연구원, 서울대 책임자에 대해 검찰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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